한국에 있어서는 신라시대부터 협동적 조합인 계가 발달하였고, 특히 조선시대 후기부터 1960년대 중엽까지 이와 같은 조직이 크게 성행하여 서민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였다고 한다.
농경사회에 있어서 발달하였던 계는 본래 구성원 상호간의 친목과 금융을 목적으로 조직되었었지만 점차 이익 사회적 성격이 강해졌다.
즉, 소득수준이 낮았던 시대에 막중한 관혼상제 비용부담 때문에 서민들이 평상시에 계를 이용하여 금전을 축적하고 필요시에 사용하는 사회 보험적 관행이 정착하게 되었고 그것이 사금융으로 발달했던 것이다.
이런 전통 하에 해방 후에는 사금융 계가 발달하였고, 사업자금도 계를 조직하여 조달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금융기관의 문턱은 높았고, 서민들이 은행에서 대부 받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리고 악성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던 당시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대부를 받는다는 것은 하나의 특권이었으므로 서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였던 것이다. 이런 시기에 계는 필요한 조직이었고, 서민들은 계를 이용하여 사업자금을 조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몰지각한 일부 부인들 사이에서는 계를 사기수단으로 이용하여 계가 사회문제화 되기도 하였다.
한국인의 조직적 재능은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으로 이주해 정착해 만든 커뮤니티에서도 발휘되었다. 일제 치하에 만주와 일본으로 이주한 한인사회의 예를 보아도 처음에는 동향인과 학교 동창들끼리 친목을 목적으로 계를 조직하는 경우가 있었고, 점차 같은 상점가 상인들끼리 계를 조직하여 친목을 도모하고 사업자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해외 미주 한인사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동포들이 조국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계타는 날에는 회식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풍속이 있다.
한국에는 ‘곗술에 낯내기’(계주생면)란 옛 속담이 있듯이 계와 회식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동포사회에서 몇몇 동창끼리 친목과 취미생활을 위해 조직하는 여러 가지 모임이 있는데 그것이 영리 계로 발전할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악질 계와 같은 사금융 사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금융제도가 완전히 현대화된 나라이고 또 사금융에 대한 규제가 엄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보통 계를 하다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몇 번 곗돈을 내다가 어떤 계원이 계돈을 붓지 않을 경우(페이먼트를 안 할 경우)에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이다.
보통 계주는 페이먼트를 내지 않고 보통 다른 계원들끼리 계돈을 분담하기 때문에 계가 깨지면 계주에게 책임을 묻는 소송 건들이 종종 생긴다. 여기서 이슈는 계 자체가 합법적이냐는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는 개인인 경우 연 10%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없게 되어있는데 계의 이자는 이보다 고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게다가 보통 구두계약으로 계를 시작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이 불분명하고 문제가 생긴 뒤 누구한테 책임을 물어야 하나의 시비를 가리기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소송 과정에서도 독특한 문제가 많은 것이 ‘계’와 관련된 소송이다.
박재홍 <변호사>
(714)534-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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