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는 2005년 6월 호에 아프리카에 사는 하이에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도 매년 아프리카 선교를 갈 때마다 징그럽고, 몸 전체의 균형이 잡히질 않아 추하게 보이는 이 동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수많은 콘돌이 하늘을 맴돌고 있기에 가까이 가보니 하이에나가
들소를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온 몸통이 피범벅이 되어 뼈까지 우두둑 소리를 내며 씹어 먹던 그 엄청난 이빨과 턱뼈의 강인함을 보고 소름이 끼쳤던 경험이 있었기에 하이에나하면 보기 싫은 짐승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사자나 표범 등 맹수들은 사냥한 먹이의 목덜미를 물어 숨을 끊은 뒤 먹기 시작하지만 하이에나 떼들은 멀쩡한 먹이들을 산채로 뜯어 먹어 아주 못된 짐승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동물학자들의 세밀한 연구 결과를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편견 속에서 살았는가를 깨달았습니다. 하이예나는 추잡해 보이지만 새끼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하루에 100마일 이상 다니며 사냥하다가도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두 번은 보
금자리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경제 사정이 어렵다고 자식 내 팽개쳐 고아 아닌 고아가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하이예나가 이런 부류의 사람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 하이예나는 동물학자들로부터 환경 정화 운동의 최고 공로자라고 말을 듣습니다. 정글 속에 살고 있는 맛사이 족들이 냄새나는 것들을 밖에 내 놓으면 썩은 것들을 잘 먹는 하이예나가 말끔이 먹어 치우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청소차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쯤 알고 나니까 하이예나가 고맙기까지 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견은 사람을 죽입니다. 그 사람의 외모와 관상을 보고 상종을 하지 않겠다며 아예 제켜 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특정 대상에게 소금을 뿌리면서 살았던 우리 한국 사람들입니다. 추하게 보이는 동물이라도 하나님이 택하신 존재의 목적이 있다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은 필요가 있기에 내 옆에 두셨습니다. 성경은 가르치십니다. ‘하나님께서 온갖 것을 그 씌움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잠16:4). 하이이네가 동물의 세계에서 필요한 존재이듯이 지금 당신이 미워하는 그 어떤 사람도 어디엔가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제 그만 편견을 버리고 인정하여 주면서 삽시다. 우리 같은 죄인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용서하시고 받아주셨듯이 말입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목사(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삽화 : 오지연(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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