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포커스] 인기스타 공공연한 겹치기 출연
‘캐스팅의 룰’이 깨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 제작진들이 그 동안 캐스팅에 관한 한 불문율처럼 여겨 오던 관습을 무너뜨리고 있다. 한 연기자가 같은 시간대 연이어 방송되는 작품에 출연하거나, 비슷한 성격의 작품에서 닮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등 그 동안 암묵적인 동의 아래 지켜지던 ‘캐스팅의 불문율’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간대에 캐릭터도 비슷 시청자 ‘눈살’
제작진 선택폭 좁아 어쩔 수 없어… 항변
지난 1일 첫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부활’과 5월28일 첫 방송된 SBS 주말극 ‘그 여름의 태풍’ 등이 그 단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부활’은 직전 동시간대 방영작인 ‘해신’의 연기자들을 상당수 출연시키고 있다.
‘해신’에 이어 ‘부활’까지 연달아 등장하는 김갑수 고명환 이연희 등은 두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캐릭터까지 비슷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시청자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 여름의 태풍’에서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정찬도 같은 시간대 전작인 ‘토지’의 주요 인물로 출연한 바 있다. 두 작품을 통해 정찬은 무려 9개월 동안 주말 밤 시간대를 장식하게 된 셈이다.
최근 종영된 SBS 수목 미니시리즈 ‘건빵 선생과 별사탕’과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러브홀릭’의 경우엔 캐스팅과 관련해 제작진 사이에 감정 싸움까지 벌어질 뻔했다. 부유한 어머니 양금석과 불량학생 역의 박효준이 거의 흡사한 캐릭터로 두 작품에 동시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러브홀릭’은 두 사람을 먼저 캐스팅했지만 ‘건빵 선생과 별사탕’이 뒤늦게 이들을 출연시켜 먼저 방영된 탓에 되레 ‘뒷북’을 친 꼴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진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활’의 한 관계자는 “극중 배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을 찾아 고심한 끝에 결정한 결과다. 실력있는 연기자의 폭이 넓지 않은 현실에서 작품의 질을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여름의 태풍’측도 “정찬을 캐스팅한 건 그를 대체할 만한 다른 연기자를 도저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본인도 잇따른 출연에 곤란함을 표시했지만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불문율’이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할 법칙은 아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시청자를 위해 만들어져야 함을 감안할 때 곱게 바라보긴 쉽지 않다. 몇몇 간판급 중견 연기자들의 지나친 겹치기 출연으로 각 드라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엇비슷해지는 현실에서 젊은 연기자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일들은 결코 시청자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동현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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