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반 총기 난사
인터넷 홈피에 軍당국 뭐했나 성토 빗발
부디 편한 곳으로… 애도 물결도 줄이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 “군 당국은 도대체 뭘 했나”
19일 새벽 경기 연천군 최전방 초소(GP)에서 발생한 어이없는 총기사고로 8명의 장병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이 개설했던 홈페이지 등에는 하루 종일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애도속에 정부의 허술한 부대관리와 미흡한 사건 처리를 강력 성토하기도했다.
제대를 한 달여 앞두고 변을 당한 김종명 중위의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는 “정말 안타깝다”, “부디 편한 곳으로 가라” 등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이날 함께 사망한 전영철 상병도 초기화면에 “4개월 남았다. 버텨내자. 나는 여유있는 놈이다.” 라는 글을 남겨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총기사고로 숨진 이태련 상병의 미니 홈페이지. 이 상병의 활짝 웃는 사진과 ‘용기 있는 남자가 되어서 돌아오겠습니다’란 문구가 눈에 띈다.
“용기 있는 남자가 돼 돌아오겠다”고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큼지막하게 적어 놓은 이태련 상병은 가족들과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올려 놓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사진 속의 웃고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욱 아픕니다. 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신 겁니까”라는 글로 조문을 대신했다.
조정웅 박의원 김인창 차유철 이건욱 상병도 사고가 나기 전 홈페이지에 자신들의 소속 부대를 밝히면서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려놓았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분들 슬프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힘내십시오.”라며 추모했다.
특히 최근 이 부대를 제대한 신모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부대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고인들과 겪었던 구구절절한 사연을 올려 네티즌들을 숙연케했다. 신씨는 “편한 곳으로 가라… 말없이 항상 나 힘들 때 쳐다보고 있던 차유철… 나보러 온다고 광주까지 왔던 김인창… 내 군번줄 평생 간직한다고 달라고 했던 이태련… 전역하고 성공하면 꼭 연락하라고 하셨던 김종명 중위님… 진짜 미안하다”고 적었다.
고인들의 홈페이지 외에도 네이버, 다음 등 각종 포털사이트에 마련된 인터넷 분양소와 한국아이닷컴 등 언론사 사이트에도 ??은 장병들의 믿기지 않은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전근대적인 사고”라며 군 당국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네티즌은 “군 사정이 이런 판에 부모들이 어떻게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겠냐”며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동료 장병들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한 김모 일병의 싸이월드 개인 홈페이지는 그의 어처구니없는 범행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어린 나이에 자기 자신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할까.”, “피눈물 흘리실 부모님 생각은 해봤는지.”, “총으로 팀킬(팀을 죽이는 것)은 정말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김 일병을 꾸짖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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