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이효리-에릭’ 커플 제치고 인기 광고순위 독식
원빈과 김태희가 휴대폰 광고전에서 ‘역전의 명수’를 노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 이효리-에릭 커플을 내세운 종합 엔터테인먼트형 광고인 삼성 애니콜의 애니모션 캠페인이 한차례 태풍을 만들고 지나간 자리에 이번에는 원빈과 김태희를 짝지운 LG싸이언의 ‘아이디어’ 시리즈가 범상치 않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캠페인은 현재 종류별로 인터넷 광고전문사이트인 TVCF의 인기 광고순위 1, 2위를 독식하고 있다. 그 동안 2005년 최고 캠페인의 자리는 전례없는 전방위 파워를 과시한 삼성 애니콜의 애니모션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제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휴대폰 광고들 가운데 약세였던 LG싸이언 광고가 ‘영리한 뒤집기’ 전략으로 역전승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 스타를 향한 궁금증의 맥을 잘 간파한 ‘트루 라이즈(true lies)’
이 캠페인은 티저 광고에서 ‘멋있고 잘 생겼지만 유머가 없다’는 식으로 원빈과 김태희를 정의해 호기심을 당기기 시작했다. 기습적이고 느닷없으면서도 곱씹으면 설득력이 없지 않은 이 정의는 두 스타를 기존 빅모델 전략과는 다르게 요리할 것임을 예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TV폰, MP3폰, 스포츠카폰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싸이언의 특징을 알리는 이 CF는 스타의 일상, 혹은 이면이라는 대중의 관심사를 절묘하게 활용했다. 광고에서 원빈과 김태희는 실제와 같은 배우로 나온다. 또 이들은 몰래 연애 중인 모양이다.
‘TV폰’편의 경우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MC인 김용만이 두 사람의 촬영장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원빈과 어떤 관계냐는 질문을 받았는지 인터뷰에서 김태희는 ‘그냥 오빠, 동생 사이에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한다. 이어 배경은 현실로 돌아와 이 방송을 TV폰으로 보고 있는 원빈과 김태희의 설전을 보여준다.
원빈은 김태희의 뻔뻔한 연기를 칭찬하고 김태희는 ‘모두들 나한테 빠져들지?’라고 고개를 세운 채 귀엽게 잘난 체한다. 이 밖에 이 캠페인은 한 방에서 대본을 외우고 있는 두 스타의 모습 등을 소개하며 그 안에 싸이언의 기능을 녹여내고 있다.
두 스타의 실생활을 그대로 채록한 듯한 연출방식의 CF는 ‘진짜같은 거짓말’로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원빈과 김태희가 정말 연애 중이라고 믿는 이들이야 없겠지만, 스타의 뒷모습을 정말 엿보는 것 같은 쾌감을 선사한다.
‘TV폰’ 편에서처럼 열애설에 대한 스타의 상투적?답변, 기성 프로그램 등을 소재로 끌어들인 것은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광고에 시청자들이 푹 빠져들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인기드라마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 기존 드라마와 프로그램의 대사 및 설정을 차용한 패러디로 드라마 속 상황을 ‘리얼’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애니모션 캠페인이 춤과 음악으로 섹시스타 이효리의 압도적인 매력을 극한으로 밀어붙였다면, 싸이언의 아이디어 캠페인은 메이크업을 지운 스타의 모습이란 뒤집기 발상으로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 원빈과 김태희는 실제론 서먹한 사이, 그러나 대사는 진짜!
원빈과 김태희가 자연스러운 연기 화음을 뽐낸다는 것은 이 광고의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비결. 그러나 실제 촬영장에서 원빈과 김태희는 아직 친해지지 못한 관계다. 모두 낯가림을 단박에 푸는 성격이 아니라 예의바른 대화 외에는 광고 안에서처럼 친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지는 못하다.
그렇다고 광고의 실감나는 연기에 속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제작진은 광고의 특성에 맞게 기본 상황만 던져주고 대본없는 연기를 이들에게 주문했다. ‘튜브로 훌라우프를 해줄까?’(게임폰 편) 등은 원빈의 재치로 탄생한 애드리브다.
이번 캠페인은 대대적인 광고물량을 쏟는 브랜드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광고비를 투자하고 있다. 비용면에서도 고효율 CF인 셈이다.
/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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