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판에는 투쟁이 있게 마련이다. 부정을 하려는 파와 그것을 막아 보겠다는 파로 크게 나눠볼 수 있겠다.
나는 요즘 오렌지카운티와 어바인의 미국 신문지상에 1면과 사설에까지 이름이 등장하는 ‘뉴스의 인물’이 되었다. 정치가로서 미국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대개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인공으로 부각되어서 일단은 다행스럽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어바인시에서 쓰는 수많은 컨설턴트 중 한 회사에 대하여 내가 조사를 시작한 것은 그 회사로 나가는 돈이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와 정당이 다른 ‘다수파’ 동료 시의원들은 ‘리테이너‘ 값으로 한 달에 5만달러라는 거액을, 일을 하던 않던 간에 받고 있던 회사와 다시 1년 계약을 해서 또 다시 똑같은 돈을 주자고 했다. 그 회사는 원래 이 곳 엘토로 공항 반대운동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회사로서 공헌이 컸다는 것이다.
그만한 돈의 가치가 있었다는 것은 수긍이 갔다. 그러나 지난 7월12일을 기해서 전 엘토로 해군기지는 민간인 소유로 넘어갔다. 그 곳이 다시 공항이 될 만한 위협은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어바인시가 약속한 오렌지카운티 대공원 건설작업이 척척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 공원 건설 과정에서도 여러 전문지식을 가진 컨설턴트들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전과 같이 매달 5만달러 씩이나 주지 않아도 얼마든지 좋은 컨설턴트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 나는 시의회에서 그렇게 주장했다.
매달 5만달러도 상당한 거액인데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 돈은 기본급이며 어떤 프로젝트를 맡길 때마다 드는 경비는 시청에 또 따로 청구를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서 대공원 조성에 관한 소식을 알리는 브로셔를 간간이 만들어 카운티 주민들에게 우송해 왔는데 매번 제작, 우송 금액이 11만3,000달러에 가까웠다.
너무 비싼 감이 들어서 그 인쇄물을 제작한 회사의 청구서를 보자고 했더니 놀랍게도 회사의 이름과 청구금액을 삭제해 버린 청구서 사본을 보여주는 것이다. 의아스러워서 다른 네 군데 인쇄소에 똑같은 내용으로 견적을 뽑아 보았더니 금액이 3분의1에서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우송료까지도 실제보다 더 부풀려서 시에서 돈을 받아간 것이다.
최소 5년 넘게 ‘리테이너‘ 돈을 받아가며 이런 형식으로 프로젝트마다 돈을 청구해 받아갔으니 현재 추산되는 총 6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의 비용 중 얼마나 부당하게 과다 청구액이 포함되어 있을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왜 이 회사는 그 인쇄소 이름 밝히기를 꺼려하는가? 과다청구해서 받아간 돈은 어디로 갔을까? 혹시 정치운동에 관련된 것은 아닌가? 냄새와 연기가 풀풀 나는 사건이다.
주민들이 시의회와 이 공원운영위원회의 주민발의 시간에 이 ‘다수파’가 선거 인쇄물 제작에 사용해 온 특정 인쇄소 이름을 거명하면서 관련을 시키고 있다. 더욱 의심이 들어 그 인쇄소 이름을 대라고 요구해도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왜 선출된 공인으로서 주민들이 낸 세금을 절약하려 하지 않고 그 회사를 옹호만 하느냐고 물어도 동문서답뿐이다.
시의원인 나는 주민들이 낸 세금 지출을 감시 감독할 책임이 있는 주민의 대표로서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방관할 수가 없다. 나와 동조하여 이 사건을 조사하는 같은 당 소속의 시의원이 하나 있어서 다행이지만 다수파인 다른 세 명은 이 회사에 전과 똑같이 과다 ‘리테이너’ 요금을 지불하고, 비용 청구서를 공개하지 않고 나아가서는 부당하게 청구금액을 고쳐서 배로 신청하는 것까지 옹호하고 눈감아 주자 하니 한심스러운 노릇이다.
시의원 ‘다수’가 조용한데 왜 ‘소수’가 힘들게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는가 라고 나는 내게 질문한다. 그러나 부정을 보고도 조용히 있는다면 같은 부류에 속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외로운 길일지라도 의로운 길이라면 가야 한다 라고 나는 내게 대답한다.
최석호 어바인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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