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연에서 열창하는 조용필과,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북한 관객들. SBS 제공
북녘하늘에 퍼진 ‘허공’
히트곡 외 북한노래 2곡 열창…객석메운 7,000명 뜨거운 갈채
평양 시민 여러분, 이 곳에서 정말 공연하고 싶었는데 그 바람이 오늘에야 이루어졌습니다.
가왕(歌王) 조용필(55)의 첫 북한 콘서트가 23일 오후 6시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7,000여 북한 관객의 환호 속에 열렸다. 남한 가수의 북한 내 단독 콘서트는 2002년 이미자의 공연 이후 처음이다.
공연장에 입장한 북측 관객들은 일단 거대한 무대장치에 놀라는 눈빛이었다. 제주에서 시작한 그의 ‘2005 PIL & PEACE’ 공연에 사용된 너비 60㎙, 높이 16㎙의 무대는 공연장 전면을 꽉 채웠다.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북측에서 레퍼토리에 꼭 넣어달라고 특별히 부탁한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 겨울의 찻집’과 22일 평양 도착 후 북측에서 추가로 요청한 ‘모나리자’ ‘허공’등 히트곡을 잇달아 불렀다.
이날 공연은 대중가수의 대형 콘서트가 생소한 북한 관객을 고려한 가운데 진행됐다. 북에서 가수가 노래하는 도중 박수를 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여겨지는 점을 고려해 진행을 맡은 윤현진 아나운서는 조용필씨가 신명날 수 있도록 호응을 해 달라고 특별히 부탁했으며 무대 전면에는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관객들이 가사를 볼 수 있게 했다.
다소 경직돼 있던 분위기는 조용필이 100여 곡의 북한 노래를 듣고 선택한 ‘자장가’와 ‘험난한 풍파 넘어 다시 만나리’를 부르자 일순간 뜨거워졌다. 객석에서는 리듬에 맞춰 박수가 나오기 시작했고 ‘봉선화’와 ‘황성옛터’부분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여성 관객들도 있었다.
2시간 남짓 진행된 공연은 무대 전면에 한반도기가 올려진 가운데 조용필이 앙코르곡 ‘홀로 아리랑’을 부르며 막을 내렸다.
SBS는 공연장에 카메라 11대를 설치, 무대와 객석 곳곳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잡은 공연실황을 이날 오후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방송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녹화 방송을 하기로 했으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밤 기사에서 조용필의 공연소식을 전했다.
평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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