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 카트리나 폭풍우가 할퀴고 간 미국 최악의 재난을 맞은 루이지애나와 앨라배마주, 그 중에도 특히 바다 수위보다 낮게 위치한 뉴올리언스는 바닷물을 막고 있던 제방이 터지는 바람에 도시 전체가 물바다로 변하며 순식간에 생지옥이 되고 말았다는 소식은 지난 3주 동안 밤낮으로 들어왔다.
TV나 신문에 나오는 현지의 장면들은 참으로 눈으로 보기에만도 힘들 정도로 너무나 참혹했다. 미 전국은 물론 세계적인 구조운동과 구호모금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바인 역시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 개인 가정에 방을 비우고 수재민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학생들은 가두에서 레모네이드를 팔아서 모금을 한다.
어바인 상공회의소는 뉴올리언스 근방의 ‘스라이델’이라는 작은 도시를 자매도시로 삼고 최대한의 도움을 주고 있으며 시청에서는 이미 4명의 건물 안전관들을 파견하였고 불우 가정을 돕고 있는 기관과 협조하여서 폭풍 피해자 중에서 이미 두 가정을 어바인으로 초청하여 현재 돌보고 있는 상태에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수재민 가정들을 더 받도록 추진중에 있으며 궁극적으로 최소 열 가정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구호금을 모금해서 적십자와 같은 전국적인 기관을 통해서 피해지역과 주민들에게 돈을 보내주는 것과 동시에 어바인시에 정착시켜 돕고 있는 가정이나 자매도시 ‘스라이델’시를 위해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구호사업에 직접적으로 모금된 돈을 쓰는 계획도 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러한 재난이 있을 때마다 모금운동이 일어나지만 대개는 일시적 반응으로 끝이 나 버리고 만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보내진 구호금으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그 재활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야 이루어진다. 그래서 필자는 어바인 시민에게 시민마다 앞으로 1년 동안 한 달에 1달러(1년에 12달러) 보내기 운동을 제안했다. 현재 18만정도로 추산되는 어바인 인구로 보면 매달 18만달러이고 1년이면 216만달러라는 큰 돈이 된다.
앞으로 10가정이 어바인에 정착한다고 하면 한 가정에 한 달에 1만8,000달러라는 생활비를 그들이 자립할 때까지 1년간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정들이 사는 집은 현재 여러 기관에서 갖고 있는 시설을 사용하도록 협조를 얻어 놓은 상태이니 그 돈을 쪼개어서 20가정으로 늘려서 한 달에 9,000달러씩 보조한다 해도 생활비가 될 수 있는 돈이다. 그래서 지난 화요일 시의회에 이미 제안을 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이제 홍보를 잘 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일만 남아 있다.
어바인의 한인 여러분들도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이 지면을 통해 부탁드리고 싶다.
그뿐이 아니다. 지난 주 일요일부터 시작된 어바인의 전통적인 가을 음악회에서 1,000여명이 되는 관중들이 모인 기회를 통해 모금을 하였다. 한 가지 특히 필자가 기뻤던 일은 출석하는 베델한인 교회에서 이러한 모금기획 소식을 듣고 교회가 모금한 구호금을 어바인시를 통해서 전달해 달라면서 5만달러라는 적지 않은 돈을 시에 위탁하였다.
교회의 이 장로님과 김 집사님이 무대에 올라와서 1,000여명의 관중 앞에서 그 수표를 시장에게 전달할 때 큰 박수가 터져 나왔고 커뮤니티 속의 베델의 위상은 높아졌다. 어바인의 시민은 시의원의 두 사람이 한국인 출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의 어깨도 덩달아서 우쭐해졌다.
모금된 돈이 전달되어서 결과적으로 수재민들에게 쓰여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커뮤니티 행사를 통해서 전달됨으로써 한인사회의 위상을 한껏 더 발휘하게 되어서 나는 그 날 그 돈을 ‘참 지혜로운 돈’이었다고 혼자 생각하며 감사했다. 그리고 이날 더 빛난 구호금을 통해서 한인 출신 시의원들의 용기를 북돋워준 내 교회와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최 석 호
어바인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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