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물자 재활용’ 독특한 컨셉 눈길…신선한 웃음선사 새 간판코너로 자리잡아
SBS 오락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버려’가 환경 보호와 물자 재활용이라는 거창한 기치와 함께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위양호 김재우 이종호 등 생소한 얼굴의 세 개그맨이 호흡을 맞추는 ‘버려’는 독특한 컨셉트 만큼이나 신선한 웃음을 만들어 내며 ‘웃찾사’의 새로운 간판 코너로 자리잡고 있다.
공원 벤치에서 소일하는 노인들이 길에서 주운 물건으로 “버려!” “안 버려!”를 외치다가 기발한 활용 방법을 제시하는 스타일의 개그는 ‘허허실실’의 웃음으로 이어지는 한편, 노인부터 어린이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유행어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팀의 리더인 위양호가 자랑하는 ‘버려’의 핵심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에는 버려선 안 되는 쓰임새가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세 사람은 대형할인점과 아파트 재활용 물품함 등을 샅샅이 뒤지며 소재를 찾는다. 또한 그 물건을 들고 유치원, 경로당 등을 다니며 모든 연령대 사람들의 각기 다른 활용법을 청해 듣고 연구한다. 이른바 ‘공부하는’ 개그인 셈이다.
멤버들의 특이한 경력 또한 ‘버려’의 독특한 컨셉트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위양호는 90년대 중반 사이판으로 건너가 7년간 원주민쇼를 진행하며 ‘사이판의 서태지’로 명성을 떨쳤던 인물이다. 절친한 친구인 개그맨 김태균의 ‘꾐’에 넘어가 한국으로 돌아와 6개월동안 매니저로 생활한 끝에 개그맨으로 정착하게 됐다.
거대한 체구와 우악스러운 외모에서 풍기는 심상치 않은 기운이 오히려 개성 강한 웃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사이판에서 도끼쇼, 불쇼 등 다양한 기예로 관광객들을 매료시켰다. 이를 개그에 접목시켜 보려고 고심 중인데 쉽지 않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성사된다면 살 떨리는 웃음이 될 전망.
김재우는 지난 4월 ‘웃찾사’ 개그맨들과 박승대 스마일매니아 대표 사이의 갈등에서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박 대표와 계약을 거부해 방송 출연의 길이 막혀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버려’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재활용 취지의 ‘버려’와는 더없이 잘 어울린다. 그는 “개그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행복감을 웃음으로 시청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막내 이종호는 군 제대후 개그맨이 되고 싶다며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상경해 대학로 무대에서 매표, 호객 행위, 청소 등을 하다가 ‘버려’를 통해 꿈을 이뤘다. 험한 일들을 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이 ‘버려’의 소재로 제대?활용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들은 “연기자들은 연륜이 쌓이면 쌓일수록 대접 받는다. 그러나 개그맨은 연륜이 쌓이면 퇴물 취급을 받는다. ‘버려’에 담겨 있는 의미처럼 개그도 묵을수록 더욱 짙은 맛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사진=김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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