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삶의 방향을 바꾸거나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양서에 푹 빠져 배움의 길을 걷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현인들이 아니더라도 일반 장삼이사들도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고 여자나 남자에게도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올해 1년 동안 출간된 서적 가운데 양서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독자들을 감동시킨 ‘마음의 양식들’은 무엇일까.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가 이를 소개했다.
남편·딸 잃은 여인의 비애는 곧 우리의 슬픔 ‘The Year…’
남북전쟁에서 전개되는 하층민의 생존 투쟁 ‘The March’
이라크 주민들의 눈을 통해 본 이라크 전쟁 ‘Night Draws…’
24개국 30가정 돌며 배우는 다양한 식문화 ‘Hungry Planet…’
연설, 3종 경기 등 60개 분야 제 능력 발휘 조언 ‘You Can…’
전국 도서상을 수상한 ‘The Year of Magical Thinking’이 우선 꼽힌다. 슬픔을 담담히 적은 비망록이다. 수필가 조앤 디디온은 남편 존 던의 죽음을 40년 동안 가슴에 묻은 채 슬퍼했다. 딸 퀸타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온갖 고생을 하다 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 세상을 떠났다. 조앤은 남편과 딸을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내며 이 세상에 아직도 홀로 남아 있는 자신의 비애를 글로써 달랬다.
조앤은 “삶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변한다”고 적었다. 조앤의 슬픔은 때때로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어린아이처럼 터무니없는 희망과 공상에 젖는다.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을 그렇게 하려고 한다. 그리고 기대한다. 조앤의 감동적인 묘사는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같이 당하는 슬픔과 비애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감동 받지 않을 수 없다.
남북전쟁을 주제로 한 소설 “The March”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E. 닥터로우의 이 작품에서 전쟁은 위아래를 구분하지 않도록 하는 수평대로 묘사된다. 셔먼 장군이 진군하면서 전개하는 가차없는 공격, 피폐해진 하층민들의 생활이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모든 인종과 사회계급의 특성이 드러나고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인간의 모습이 가감 없이 묘사된다.
이 책은 남북전쟁의 참화를 독자에게 아낌없이 전한다. 우리의 정신세계도 건드린다.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또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었지만 역사적 고찰이 세밀하다.
언변이 탁월한 아랍계이며 퓰리처상 수상자인 워싱턴포스트 기자 앤소니 샤디디가 이라크에서 생생한 삶을 저서 ‘Night Draws Near: Iraq’s People in the Shadow of America’s War’에 실었다.
이라크 전쟁을 현장에서 낱낱이 묘사한 것뿐 아니라 평범한 이라크 주민들의 눈을 통해 전쟁을 조명하려고 애썼다.
샤디디는 이 책에서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정작 전쟁은 후세인 폭정의 피해자인 이라크인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전쟁의 그늘 속에서 이라크 주민들의 세계관은 뒤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작가 피터 멘젤과 작가 페이스 달루시오가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만든 역작 ‘Hungry Planet: What the World Eats’는 24개국에서 30개 가정에서의 저녁식사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본다. 식사 전에 이들 두 작가는 먼저 장을 본다. 무엇을 먹고 그 음식 안에 어떤 문화가 담겨 있는지 잔잔히 엮어간다. 이들 다양한 나라의 여러 가족들의 사진과 이들의 표정, 음식 문화 등을 통해 사는 곳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음식이 달라도 사람은 역시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그 만남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려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2001년 9월11일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을 타고 가다 사망한 로렌 그랜드콜라스가 정신적 자극을 주고 영감을 불어넣으며 용기를 주는 책 ‘You Can Do It! The Merit Badge Handbook for Grownup Girls’를 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다.
대중연설에서부터 3종 경기 등 60개 분야를 다룬다.
각 분야별로 적절한 조언을 수록했다. 이 책은 힘을 잃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준다. 제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른 길을 제시한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놓칠 수 없는 책이다.
책은 독자에게 많은 것을 준다. 그러나 책을 손에 잡고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책 속에서 무언가 얻으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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