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결승타 2-1… 한국야구 무패행진 ‘신화를 쓰다’
준결승 18일 오후 7시 샌디에고
‘어메이징 코리아’ 이제는 우승으로 간다.
‘3월의 광란’은 애나하임에 있었다. 애나하임의 밤하늘을 수놓은 태극기의 파도와 ‘대∼한민국’의 연호속에 한국이 숙적 일본을 다시 한번 깨뜨리고 파죽지세의 전승가도를 이어가며 경이적인 세계 정상 도전의 힘찬 발걸음을 이어갔다.
한국인이라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지 않을 수 없는 감격적인 승리였다. 30년간은 일본을 이길 생각을 못하게 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던 이치로의 코를 두 번이나 납작하게 만들며 에인절 스테디엄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았다. 일본선수들은 한국선수들이 대형 태극기를 돌고 필드를 도는 장면을 덕아웃에서 망연자실한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서재응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나와 투수마운드에 꽂는 순간 4만여 관중가운데 90%는 될 것 같았던 한인들은 그야말로 열광과 감격의 도가니속으로 파묻혔다.
15일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3차전에서 한국은 트레이드 마크인 투수진의 완벽계투와 8회초 터진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천금같은 2타점 결승 2루타로 일본을 2-1로 격파했다.
이날 패할 경우 4강 희망이 거의 사라지는 일본은 사력을 다해 맞섰으나 타선은 한국의 높은 마운드를 넘지 못했고 투수진은 한국의 집중력에 고개를 숙였다. 선발 박찬호는 5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전병두(⅔이닝 1포볼), 김병현(1⅔이닝 1포볼), 구대성(1이닝 2안타 1점), 오승환(⅔이닝)이 이어 던진 불펜은 남은 4이닝동안 일본타선을 2안타 1점으로 잠재웠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수문장으로 나서 3세이브를 따냈던 박찬호는 이날 선발로 나서 일본 강타선을 5이닝동안 산발 4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화려하게 본업에 복귀했고 2회말 단 한 번의 위기가 있었으나 우익수 이진영이 그림같은 홈 송구로 홈에 뛰어들던 2루주자를 잡아 실점을 면했다.
한편 일본 피칭에 7회까지 단 1안타로 눌리던 타선은 8회초 마침내 눈을 뜨며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결승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1사후 9번 김민재가 포볼을 골라나간 뒤 이병규가 중전안타를 뿜어냈고 1루주자가 3루까지 돌진하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단숨에 2, 3루 황금찬스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이종범은 구원투수 규지 후지카와의 4구 직구를 통타, 좌중간을 가르는 통렬한 2루타를 뿜어내 주자 2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이며 단숨에 팽팽하던 0-0의 균형을 깼고 한국은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일본은 마지막 9회말 공격에서 선두 쑤요시 니시오카가 구대성으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내 영패를 면하며 1점차로 따라온 뒤 1사후 노부히코 마쑤나카가 우전안타로 출루, 마지막 대역전을 꿈꿨으나 마무리로 나온 오승환은 대타 다카히로 아라이와 히토시 타무라를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철문을 내렸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파죽의 6연승 가도를 질주하며 대회 유일한 전승팀으로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 나서게 됐다. 한편 한국(3승)의 승리로 인해 일본(1승2패)은 16일 멕시코가 미국을 대파하는 ‘기적’이 없는 한 4강 진출이 좌절된 반면 미국(1승1패)은 멕시코를 꺾기만 하면 조 2위로 4강에 오를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 미국이 예상대로 멕시코를 꺾을 경우 한국과 미국은 오는 18일 오후 7시 샌디에고 펫코팍에서 결승티켓을 놓고 리턴매치를 펼치게 된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