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국립 원예의 달(National Gardening Month), 봄을 맞아 정원을 꾸미고 가꾸는 달이다. 캘리포니아에 살면 특별히 봄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맘때가 되면 뒤뜰 한 귀퉁이에 새 꽃을 심거나 텃밭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바람도 생기고 튤립, 수선화, 아이리스 같은 봄꽃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일상을 벗어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지만, 흙을 만지고 생명을 느낄 수 있는 정원 가꾸기만큼 충족감과 만족감 속에서 휴식을 취하게 만들어 주는 소일거리도 흔치 않다. 따뜻한 햇살이 다소 무료하고 나른하게 느껴지는 봄 날 주말, 서너 시간 투자로 나만의, 혹은 우리 가족만의 소박한 정원을 누려보면 어떨까.
4월의 주말 ‘흙과의 대화’
1. 준비 단계: 꽃, 허브, 채소 등 다양한 식물 중에서 어떤 화단을 만들 것인지 먼저 결정한 뒤 잡지나 웹사이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화단 디자인 및 화초 종류를 결정해 둔다.
2. 장소 물색: 대부분의 식물은 하루 6시간 가량 햇빛을 필요로 하지만, 남가주처럼 태양이 강렬한 지역에서는 그늘을 잘 만들어 주는 것이 관점이다. 햇빛과 그늘이 적당히 조화롭게 공급되고 물주기에 편리한 지점을 찾는다.
3. 토양 손질: 잡초나 잔디가 깔려 있을 경우에는 흙을 아예 교체하는 것이 좋고, 겨울에 퇴비를 뿌려 미리 준비해 두었다면 흙을 갈아주는 정도로 준비할 수 있다. 퇴비 대신 물이끼(peat moss)를 사용할 수도 있다.
우선, 갈퀴 달린 삽으로 천천히 부드럽게 8~12인치 정도 판다. 이 때 흙이 굳었거나 마른 상태라면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토양손질은 식물의 뿌리가 자리잡기 편하게 해주는 작업이기 때문에 흙을 상하게 하지 않고 수분이 있을 때 움직여 줄 필요가 있다. 정리된 흙에 비료(fertilizer)와 거름(manure)을 주고 매일 조금씩 흙을 뒤집어 섞어준다.
4. 씨뿌리기 및 화초 이식: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몇 월이라는 정해진 시기보다는 흙의 준비 상태와 날씨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심고 싶은 화초의 성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두고 적당한 때를 기다린다. 또한, 씨 뿌릴 때 가장 흔한 잘못은 씨를 너무 깊이 심는 것. 씨앗 포장지에 적힌 설명을 모두 읽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안전하다. 흙을 덮은 뒤 물과 비료를 주고, 그 위에 뿌리덮개(mulch)를 1~2인치 가량 가볍게 씌어주는 것도 좋다.
5. 가꾸기: 매일 천천히 뿌리까지 젖도록 물을 주고, 씨에서 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주변 잡초를 뽑아준다. 화초 종류에 따라 꽃이 핀 뒤, 혹은 한여름 8월께 비료를 한번쯤 더 뿌려주면 좋다.
6. 유의 사항: 누구도 화단 꾸미기를 시도한 첫 해에 완전히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어느 부분에선가 시행착오를 깨닫게 되고, 그러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간다는 자세로 스스로 만든 화단을 최대한 즐겨야 가을이나 새봄에 다시 시도할 수 있다.
7. 토양 검사: 정원을 꾸미기 전, 또는 이미 만들어진 정원이라도 2~3년에 한번씩 토양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든스토어에서 토양 검사 도구(Soil Test Kit)를 구입하여 직접 할 수도 있고, 남가주에서는 캘리포니아 주립대 코압 익스텐션 사무실을 통해 전문가에게 검사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
University of California Cooperative Extension (in Los Angeles County) http://celosangeles.ucdavis.edu/, 323-260-2267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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