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 집 ‘하우스 오브 느헤미야‘의 장정연 이사장이 음성 나환자 자녀들의 교사를 자청하는 등 사회봉사 사업에 관심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필라로 이민 온 뒤 스포츠 의류 가게를 하면서 이를 설립하거나 운영할 노하우를 배운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계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 지고 있었다.
지난 1994년 제롬이라는 마약 전과자와 고객이 되면서 친해졌다. 감옥에서 이발 기술을 배웠다는 제롬은 인생 상담을 요청하면서 도와달라고 했다. 장 이사장은 “당신이 매일 벌어온 만큼 매칭 펀드로 도와주겠다”면서 “단지 조건은 앞으로 약속한 것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
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제롬이 성실하게 일하자 빈 건물을 구해 이발 장비를 구비해주고 “마약 끊고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격려했다. 제롬이 성공해서 돈을 잘 번다는 소식을 듣고 이발소를 격려 차 찾아갔더니 이발은커녕 창녀촌을 운영하면서 마약까지 팔고 있었다. 장 이사장
은 제롬이 딱해 교회 초청 잔치에 데려가 회개하도록 주선했으나 교회에서 제롬의 신상 명세를 알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제롬이 이를 안 뒤 장 이사장에게 “돈을 버니까 질투 한다”고 반발하면서 연락을 끊었다가 몇 년 후 마약 과용으로 사망했다.
장정연 이사장은 제롬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도원에 들어가 “내 믿음이 보잘 것 없고 할 능력이 아무 것도 없다”고 통곡했다. 이런 와중에 스포츠 웨어 가게 앞에 있던 미국인 운영 재활 센터의 트레이시 디렉터가 봉사 센터 설립을 권유하면서 운영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결국 장 이사장은 남편 김팔용 씨를 설득해 ‘하우스 오브 느헤미야‘(노스 이스트 필라 프랭크포드 4321번지)를 설립했다. 그녀는 “성경에서 무너진 이스라엘 장벽을 재건하는 총독 이름을 본 따서 느헤미야라는 이름을 지었다”면서 “기독교 중심 국가인 미국 대도시에 버려진 병
든 영혼들을 돌보야 한다는 뜨거운 마음으로 뛰어 들었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나 초기에 영입한 미국인 흑인 목사들은 장 이사장을 운영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입소자들의 사회 보장 혜택(월 250달러 선)과 푸드 스탬프(월 130달러 선)를 떼먹고 도주하는 등 어려움이 겹쳤다. 어려운 가운데 갱 두목, 전과자, 마약 중독자, 홈 리스들을 돌보아주는 한인이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뜻있는 사람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평소 소외 계층 전도에 심혈을 쏟고 있던 조종만 목사(남부 뉴저지 새 생명 교회)가 주말마다 찾아와 입주자 예배를 인도하고 조 목사의 딸 조 마리아 양(필라 약학대 재학 중)이 통역 등 뒷일을 도와주었다. 또 필라 영생 장로교회(이용걸 목사)는 성경책 50권을 보내왔다. 캠든 시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은 말없이 일요일 아침마다 푸짐한 샌드위치를 보내오고 있다.
장정연 이사장은 “입주자들이 감옥에서 배운 건축 기술이 좋아 이들에게 일자리를 구해주면 그렇게 좋아 한다”면서 “하루에 20-30달러의 인건비만 받으니 전과자라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연락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 이사장은 “이들을 단순히 보호하는 차원에서 뛰어 넘어
먹고 살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재활의 목표”라면서 “앞으로 컴퓨터 교실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 이사장은 “후원 인들이 없이 이 일을 하다보니 마약을 끊으면 초콜렛이나 사탕을 먹고 싶어 하는데도 이를 대주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안타까워 하면서
“장기적으로 사회 소외 계층에게 사람의 정을 느끼도록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원 봉사 문의 215-289-576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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