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어머니 김미양 씨, 용민-동민 형제, 아버지 김산호 씨.
폈다 하면 끝장…썼다 하면 상장
김용민(알바니하이10) - 동민(오션뷰초등4) 군
아버지(김산호, UC버클리 로렌스연구소 연구원)는 아들(용민, 알바니하이10)을 믿었다. 저물도록 축구니 농구니 풋볼이니 땀을 뻘뻘 흘리고 옷이 등짝에 쫙 달라붙어 집에 들어와도 아무말 하지 않았다, 내버려둬도 제 할일을 잘 하는 녀석이니까. 그러나 용민이가 전자기타를 치겠다고, 학교 그룹사운드 클럽에 들겠다고 했을 때는 말렸다. 공부 공부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것까지 하면 아무래도 공부가 좀 헐거워지지 않을까 염려에서였다.
용민이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기어이 클럽에 들더니 고정 기타리스트가 돼 기금마련 연주회다 뭐다 무시로 바빴다. 18일 밤에는 UC버클리 인근 유명클럽 에슈케네즈에서 또 모교 음악프로그램 기금조성을 위한 연주회에 참가했다.
여섯살터울 동생 동민(알바니 오션뷰초등4)이는 말도 좀 없고, 덜 외향적이고, 형과는 성격이 달랐다. 농구 태권도 수영 등 운동을 좋아하는 것과, “남을 도와주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직업 같아서 의사가 되겠다”는 장래희망은 형과 비슷하다. 그런 동민이가 혹 소극적이 되지 않도록 어머니(김미양, 무궁화한국학교 교사)는 특별히 신경을 썼다.
그러면서도 김씨 부부가 마음을 놓는 이유가 있다. 용민-동문 형제는 둘 다 폈다 하면 끝장을 볼 때까지 눈을 떼지 않고 썼다 하면 상장을 타오는
책벌레 글벌레다. 때로는 그만 좀 자라고 말려야 될 정도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태어나 부모 따라 다섯살때 베이지역으로 온 용민이는 지난 13일 북가주한국학교협의회(회장 최미영) 주최 제13회 한글백일장에서 주어진 주제 가운데 그림자를 택해 “Dad, 그림자, 아빠=미국, 정체성, 한국”등식으로 자신이 코리안이란 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자임을 초중등부 통합 으뜸상을 받았다. 동생은 장려상을 받았다.
어른들까지 참가한 지난해 가을 본보 특별후원 제2회 독서왕선발대회에서 용민이는 어린왕자 독후감으로 으뜸상을, 동민이는 파브르곤충기 독후감으로 아차상을 차지고, 제11회 한글백일장(형-금상, 동생-동상), 04년 코암 독후감 공모전(형-우수상, 동생-가작) 등 형제의 상걷이는 끊임이 없다.
“창의력과 분석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어릴 때 학습위주가 아닌 창조적 놀이위주로 교육시켰습니다. 책이나 연필보다는 색종이 가위 풀 테이프 찰흙 블록 등을 가지고 놀게 하고, 학교에 다닐 땐 일기쓰기와 매주 한글책 한권, 영어책 한권 읽기 정도로…”(어머니의 말)
재미가 붙으면 탄력도 붙는 법. 둘은 1년 평균 200권정도 독파하는 책벌레가 됐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글벌레까지 됐다. 자투리 글을 모은 컴퓨터 디스켓과 노트만 해도 한무더기다. 바로 얼마전, 형 용민이는 브라보 뉴월드를, 동민이는 이래곤을 읽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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