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D데이가 왔다. ‘풋볼월드’가 왔다.
전세계 65억이 손꼽아 기다려온 지구촌 최대의 스포팅 이벤트 2006 독일월드컵이 9일 오전 9시(이하 LA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아레나에서 벌어지는 독일 대 코스타리카의 A조 경기를 시작으로 다음달 9일까지 한달간 총 64게임으로 펼쳐지는 대열전의 막을 올린다. 개최국 독일과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 등 32개국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다음 한 달간 지구촌의 시선을 고정시킬 명실상부한 지상 최대의 이벤트다.
이번 대회 역시 자타가 공인하는 최대 우승후보는 여전히 브라질이지만 브라질 역시 일단은 ‘16강 진출도 개런티된 것이 아니다’는 조심스런 자세로 대회를 기다릴 만큼 결과는 예측을 불허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언제 어디서 덜미를 잡힐 지 모르는 것이 현대 월드컵. 종전과 달리 세계축구의 수준 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변이 나오는 것은 사실 시간문제다. 브라질만 해도 F조에 속한 크로아티아, 호주, 일본을 상대로 전승을 거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 최고 우승후보였던 프랑스가 16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듯이 어느 누구라도 잠깐 비끗했다간 패배를 각오해야 한다. 이번 대회 출전팀 가운데 전패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는 팀은 B조에 속한 트리니다드 토바고 한 팀 정도밖에 없고 그나마 그것도 개런티될 수는 없다. 누구라도 이길 찬스가 있고 누구라도 패할 수 있다는 사실은 월드컵 매 경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할 접전이 될 것을 의미해 한층 더 박진감을 더해주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축구의 본바닥인 유럽무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월드컵에서 지난 2002 한일월드컵의 4강신화가 결코 홈 어드밴티지에 편승한 ‘원타임 안방 쇼’가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아직도 외신들이 한국이 한국 밖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 단 1승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의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기에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한국축구의 국제적 위상이 확립되느냐, 추락하느냐가 좌우될 것이 분명해 의외로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 입성 후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2002년과 같은 결과를 내겠다”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고 선수들에게 이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진 두차례 평가전에서 노르웨이와 득점없이 비기고 가나에는 1-3으로 완패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아 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것이 사실이지만 진짜승부는 이제부터다. 오는 13일 오전 6시 프랑크푸르트에서 벌어지는 G조 첫 경기 토고전에서 승리한다면 곧바로 최고의 상승곡선을 탈 수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던 박지성, 김남일, 이호 등이 모두 100% 가깝게 회복되고 있고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어 충분히 16강은 물론 그 이상의 성과도 기대해볼 만 하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토고와의 1차전에서 승리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전승을 할 수도 있고, 전패를 당할 수도 있을만큼 예측불허인 상황에서 토고전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앞으로 한 달간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지상 최대의 축구전쟁은 이제 막을 올렸다. 과연 다음달 9일 베를린에서 FIFA 우승컵을 치켜올릴 영광을 누구에게 돌아갈까. 전 세계는 설레는 가슴을 달래며 킥오프를 기다리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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