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모 뉴욕 시립대 경제학 교수
지난 수년간의 미국 경제를 진단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절감하는 점은 꾸준한 성장이 있었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 소비는 그다지 시원스레 증가해오지 않았다는 것일 것이다. 실제로 2001년 이후 지표상의 경제는 그래도 연평균 2.5~3.5%의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나
나, 소비의 증가세는 그리 눈에 띄게 증가도 둔화도 되지 않은 관망세라 할 수 있겠다.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이자율 상승은 또 무엇이며, 그렇다고 연방금리가 주택융자대출 이자율을 가파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미국의 재정적자 및 무역수지적자는 또 이 모든 다
른 요소들과 어떠한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이 모든 변수들을 모두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어떠한 큰 구도가 나타날 것인가?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3회에 걸쳐 모색해 본다.
미국경제의 현황과 전망 (1)
미국경제의 90년대 연평균 성장율은 약 7~8%대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산 된다. 그러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은 소위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던 IT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인한 생산성의 향상이 그 무엇보다도 일차적인 요인으로 꼽힐 수 있다. 이러한 생산성의 향상은 결국 2000년대초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의 우려마저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90년대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자 및 성장 주도군은 아무래도 주식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이시기의 연평균 주가상승률은 거의 15~20%에 달했다. 이러한 쾌속성장의 이면엔 Enron 스캔들과 같은 궁극적 거품의 산물이 나오게 되며, 결국 2000년 8월 Amazon.com 주식의 추락을 신호탄으로 많은 90년대 장세를 이끌었던 닷컴 신화의 막을 내리게 된다. 특히 신화의 선두주자였던 Amazon.com은 추락 전 한때 주당 최고 110달러선에서 거래된 적도 있었다.
필자가 기억하기에 90년대 중반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급격히 부상하기 시작한 이 기업의 당시 재무구조는 상당히 열악했다. 원래 상당한 부채를 안고 시작한 회사라 상장이 된 후에 주식발매로 끌어들인 엄청난 규모의 자금에도 불구하고 부채상환의 압박은 상당했으며, 또한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부채상환과 우수한 인력 확보 및 시설확장 비용에 전력투구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주가가 한때 그리도 높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문제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실제 낮은 Amazon의 EPS(주당 수익)를 고급인력확충과 적극적인 마케팅 및 기업확장과정에서 미래의 고성장 및 고수익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공격적인 지출에 기인한 것으로 관대하게만 보고 이로인해 인기가 높은 성장기업의 P/E ratio(가격대 수익율)는 높다는 신화를 과신하고 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달리는 말이 장시간 최고의 스피드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고 대부분의 것들이 그러하듯이 90년대의 고속성장은 2000년대 들어오면서 가속력을 잃게 되고 결국 경제 성장율의 둔화와 함께 기대하던 고수익율은 신기루가 되고 만다. 이러한 냉엄한 현실의 깨닮음앞에서 Amazon을 위시한 많은 닷컴 기업들이 주가의 폭락을 겪게 되고, 한차례 소위 거품의 붕괴는 시장을 정리하게 된다.
주식시장 거품붕괴의 타격과 함께 미국경제가 경착륙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래도 주택시장의 활황이 견실한 제조업들이 떠난 2000년 이후의 미국경제를 떠받쳐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주식수익율의 전반적인 둔화가 자금의 흐름을 부동산 시장으로 돌리게 한 이유도 있겠지만, 미국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호황의 큰 요인은 미국의 경상수지(무역수지) 적자와도 큰 연관이 있다는 걸 이해하기까지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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