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是故 券甲而趨 日夜不處 倍道兼行
百里而爭利 卽擒三將軍
勁者先 疲者後 其法十一而至
(시고 권갑이추 일야불처 배도겸행
백리이쟁리 즉금삼장군
경자선 피자후 기법십일이지)”
‘고로 급하게 이동하고 밤낮으로 곱절로 행군하는 것은 백리 이상의 먼 거리를 갈 수 있지만 모든 장군이 포로로 잡히게 된다. 강한 병사는 먼저 가지만 피로한 병사는 뒤 처진다. 이런 운용법으로는 군사의 십분의 일만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요즘 골퍼들은 바야흐로 장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일년이 멀다 하고 브랜드마다 “20야드는 더 날리게 해준다”며 고성능 클럽과 볼을 쏟아내고 있고 PGA투어에선 300야드로는 드라이버 샷 거리 20위 안에 들기도 힘든 지경이다.
일각에서는 방향은 조금 빗나가더라도 거리만 나면 타수를 줄일 수 있으니 거리 늘리기에 치중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거리와 정확도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문제가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장타는 이로운 것이다. 세컨드 샷에서 보다 짧은 아이언을 잡을 수 있고 그 만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심리적으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손자병법 군쟁(軍爭)편은 적을 빨리 쫓아 기선을 제압한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일러주고 있다. 골프의 플레이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어프로치나 트러블 샷, 퍼팅 등 일련의 샷들로 한 홀씩을 마무리하고 또 한 라운드를 끝내게 돼 있다.
장타에 과욕을 부리는 골퍼들의 문제점은 바로 한두 번 드라이버 샷을 멋지게 성공하기 위해 무리한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많은 부분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다른 플레이어보다 멀리 보내려고 ‘오버’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샷의 흔들림이 나타나게 된다.
페이드 구질이 별안간 슬라이스가 되고 드로 구질이 훅으로 변해 스코어에서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드라이버 샷 거리에 대한 욕심보다는 적은 타수 만에 한 홀을 마치고 결국 좋은 스코어카드를 받아 쥐려고 노력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훨씬 즐거운 플레이를 보장한다. 빨리 가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골프에서도 적용된다.
유응렬 프로
MBC- ESPN해설위원
<서울경제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