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트레인’ 추신수가 아시안게임 한국대표 1차엔트리에 포함돼 6년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 기회를 잡았다.
박찬호 등 빅리거 투수들 제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이적 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호쾌한 ‘추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추신수(24)가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2006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한국국가대표 1차 엔트리에 포함됐다.
대한야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국가대표 선수선발위원회를 열고 추신수와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이 포함된 1차 엔트리 31명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된 31명 가운데 해외파는 이들 2명뿐으로 박찬호(샌디에고), 김병현(콜로라도) 등 빅리그 출신 투수들은 모두 제외됐다. 한국대표팀 사령탑 김재박 현대 감독은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잘 하고 있어 1차로 선발했다”면서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실력이면 충분한 대표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박찬호 등 빅리그 투수들을 제외한 것은 “이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으로) 봄에 던졌기 때문에 12월에 또 던진다는 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발위원회는 이 달 중 도핑테스트를 거쳐 9월초 최종 엔트리 22명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한편 추신수는 대표팀 1차엔트리 명단 31명에 포함된 것을 반기면서도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승할 경우 병역면제라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지난 3월 WBC대표팀 1차 엔트리 60명에 포함됐다가 최종 엔트리 30명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기 때문이다. 추신수의 에이전트 이충무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추신수는 병역혜택도 그렇지만 청소년 대표 시절처럼 국가를 위해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고 싶어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지난 3월 WBC 1차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마지막에 탈락했을 때 실망이 컸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기까지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고 혹시 섣부른 욕심이 지금 성적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경우에 대비해 최근 인디언스에 문의한 결과 ‘안 보내줄 이유가 없다’는 대답을 들어 아시안게임 출전에 어려움은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현재 추신수의 활약을 보면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난 달 26일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된 후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폭발적인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 인디언스 이적 후 14게임에서 타율 0.375(48타수 18안타), 홈런 2개에 타점을 게임수보다 많은 15개나 뽑아내는 등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만큼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던 WBC 대표선발 때와는 자격조건이 천지차이다. 추신수가 대표팀에 최종 선발되면 부산고 3학년 때인 2000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투수로 뽑힌 뒤 6년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된다.
한편 인디언스 홈페이지는 14일 “추(신수)가 뛸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는 제목의 메인기사를 통해 추신수의 맹활약을 집중 조명하며 큰 관심을 보냈다. 에릭 웨지 인디언스 감독은 “어린 선수가 갑자기 올라와 이처럼 잘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그는 타석에서 매우 강한 집중력을 지녔고 또 그 집중력을 살려낼 재능을 갖췄다. 정말 놀라운 경기를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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