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인 커뮤니티 센터 건립을 위한 로드맵이 제시됐다.
건립재단(이사장 이도영)이 30일 발표한 사업계획안은 건립의 취지, 자금 유치방안, 운영조직, 운영 사업, 조성 계획과 규모 등을 밝히고 있다.
건립재단이 지난 5월 출범 후 3개월만에 내놓은 이번 청사진은 센터 건립 이전과 이후의 운영에 관한 종합적인 플랜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워싱턴 한인사회는 2014년에는 1-2세가 어울리는 ‘우리의 공간’을 뿌듯한 마음으로 드나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의욕적인 이 청사진 안팎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파심도 든다.
먼저 건립자금의 문제다. 재단측은 1천200-1천500만달러의 예산을 제시했다. 지난해 센터 건립이 처음 논의될 당시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모금은 한인사회 600만달러에 미국 소재 기업들의 기부금, 편드레이징 이벤트, 한국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금으로 충당될 것이라 한다.
물론 단계별 매입계획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에서 기대를 걸 수도 있겠지만 현재 한인사회 규모나 정부의 방침등을 감안하면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광규 재외동포재단 이사장과 이태식 주미대사의 발언을 고려하면 정부가 센터건립에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은 20-3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상징적인 수준’이다.
기업체의 대규모 후원도 성사 여부가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포사회가 600만달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도 없다.
재단측으로서는 보다 크고 안락한 센터를 짓고 싶은 의욕이 앞서겠지만 재원조달 방안이 막연하면 장밋빛 청사진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은 동포사회의 공감대다. 센터는 한인 커뮤니티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최대한 끌어내 응집해야 한다. 그것은 물적 자산과 인적 자산을 포함하는 것이다.
공신력 있는 운영 주체를 세우고 정교하고 실용적인 운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동포들은 모금 대열에 자발적으로 나선다.
그러나 현재 구성된 재단 참여 인사들의 면모는 동포사회 다중의 의지와 요구를 반영하는데 미흡한 측면이 있다. 재단이 설립되고 의욕적으로 활동에 나섰지만 아직 동포사회의 반응이 냉담한 것은 이같은 여론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포사회의 공감대 확보는 센터 건립의 사활적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난해 센터 건립을 위한 여러 단체의 노력이 깨지는 와중에 생긴 앙금을 극복해야 한다.
이 대립적 요소를 누그러뜨리지 못하면 결국 건립재단은 반쪽 주체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워싱턴 지역의 역량 있고 존경받는 인사들을 더 많이 참여시켜야 한다. 그래야 동포사회가 건립재단을 더 신뢰하고 호응할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 센터는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라는 정신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 그것은 센터가 몇몇 사람의 의무나 책임감에 기대는 것이 아닌 동포사회 전체의 미래지향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의욕적으로 출발한 건립재단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길 바란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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