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가주 자니 정 할아버지
옛적 버섯농장 노조에서
“연금 1만달러 받아가세요”
18년만에 찾아온 버섯 농장의 추억. 중가주 마리나에 살고 있는 자니 정(70)씨는 농장노동자의 노조인 UFW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화에 땀방울과 그을린 피부로 얼룩졌던 중년을 떠올렸다.
히스패닉 인권운동가인 시저 차베스가 설립한 UFW는 지난 1일 정씨에게 은퇴연금 일시불 1만380달러23센트를 전달했다. 중년의 열정을 맞바꾼 대가이기에는 초라하지만 정씨는 “복권에 당첨됐네”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가 은퇴연금을 받게 된 데는 UFW의 전 노동자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는 끈질긴 노력이 뒤에 숨어 있다. 5년 이상 노조와 계약을 맺은 노동자들에게는 UFW의 은퇴연금이 돌아가지만 대부분의 농장노동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반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좇아 미국에 도착한 정씨가 중년의 열정을 바친 회사는 미국 최대의 버섯 배급사인 몬트레이 머쉬룸스. 정씨는 이곳에서 1978년 3월부터 1988년 8월까지 뜨거운 햇볕아래서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일궈갔다. 버섯농사꾼으로 7년, 주임으로 3년. 그는 꼬박 52세까지 그 곳에서 일을 하며 미국에 정착했다.
정씨는 UFW의 에프렌 바라하스 부사무국장이 연금 수혜 사실을 알려오자 “내가 연금자격이 되는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UFW는 1일 전달한 약 1만 달러 이외에도 조인트노조 매니지먼트 은퇴연금으로 그에게 남은 여생까지 매달 146달러18센트를 주게 된다. 이외에도 그가 사망할 경우에는 부인이 연금 혜택을 물려받게 된다.
1970년대 막연한 일자리를 찾아 온 미국에서 뜻밖의 행운을 선사받게 된 정씨는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며 “그러나 여기서는 내가 열심히 오래도록 일하면 마지막에는 꼭 보상이 따른다”며 70살에 몸으로 실감한 아메리칸 드림에 고마워했다.
페블비치에서 접시닦이로 주당 40시간씩 일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정씨는 1만여달러의 사용처에 대해 “이제 캠리 자동차 페이먼트를 다 갚겠구먼”이라며 일하는 노년의 즐거움에 찾아 온 행운의 소낙비를 마음껏 즐겼다.
한편, UFW는 노조 계약하에서 최소 5년 이상 일한 농장노동자 중 은퇴연금 수혜사실을 잊고 있는 노동자와 그 부인을 찾고 있다. ▲문의:(800)321-6607
<이석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