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한주영•21, UC버클리 교환학생)는 연세대 중문과 2학년생이던 지난해 3월 한국에서 똑똑하고 영어 잘하고 국제감각을 갖춘 대학생 몇몇을 고르고 골라 뽑은 한국대표 모의UN대회 대표가 됐다. 누나에 뒤질세라 동생(한재욱•15, 월넛크릭 노스게이트하이 12학년)은 지난해 가을 손수 고른 한국전래동화를 짬짬이 번역해 책을 엮고 그것을 입양한인가족, 콘트라코스타 공립도서관 등지에 무료로 배포했다.
누나가 다시 올해 장군을 연타로 불렀다. 캘리포니아 중국어교사 연합회(CLTAC)주관 제31회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특별상(Honorable Mention Award)을 차지하더니 곧바로 미스코리아SF 선발대회에서 1등(진)으로 뽑혔다. 덕분에 여름방학을 맞아 지구촌 한류미인 대표들의 각축장인 미스코리아 본선대회(서울)에도 출전했다.
동생의 멍군 행렬도 이어졌다. 지난 2월 한국-코스타리카 축구평가전 때부터 6-7월 월드컵 때까지 본보를 통해 고교생답지 않은 날카롭게 예상평과 관전평을 쓰기도 한 그는 6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전역 야무지고 리더십있는 고교생들이 모여 1주일동안 주정부와 주의회의 이모저모를 체험하는 ‘골든 보이스 스테이트’에 명문 노스게이트고교 대표로 참가했다.
대견한 오누이의 상큼 퍼레이드는 지금도 계속된다. 누나 주영 양은 제14회 한국의날 민속축제(16일, SF유니온스퀘어) 사회자로 봉사한다. 동생 재욱 군은 어느틈에 또 한국전래동화를 번역해 얼마전 제2탄을 쏘아올렸다. <멸치의 꿈> <사람이 된 들쥐> <코 없는 신랑과 입 큰 각시> 등 어디서 찾아냈는지 언뜻 생소하면서 읽어보면 교훈과 미소가 절로 나는 동화 10편을 영어로 번역했다(도서출판 아이올리브 발간). 동화를 번역해 책을 묶는 이유로 “우리들의 조상이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사셨던 모습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옛이야기는 사람이 어떻게 사는 게 바르게 사는 것인가, 사람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를 잘 말해주고 있”으며 “우리 조상들이 사람과 삶을 바라보는 깊은 생각이 숨어있기 때문”이라는 머릿글을 1탄에서와 같이 반복했고, “첫번째 번역본으 내고나서 부끄러움이 앞섰”다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전래동화 보급에 앞장선다면 먼 미래에는 누구나가 쉽게 읽고 접할 수 있는 우리책이 될 것”이라는 갸륵한 소망도 펼쳐놓았다. (무료보급중. 문의: 925-876-4931)
장한 오누이 주영 양과 재욱 군의 아버지(한창수)는 한양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UC버클리 교환교수로 있다 최근 귀국했고, 한국에서 음악학원을 경영했던 어머니(이정옥)는 월넛크릭에 남아 남매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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