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포만 하고 정작 핵실험은 하지 않을 걸. 왜. 그렇게 되면 마지막 카드를 써버리는 셈인데 그 전에 뭔가를 얻어내야 하니까.”
북한이 핵실험을 정말로 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이었다. 핵 선언을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외교’의 한 행태로 생각한 사람들로서는 허를 찔린 셈이다.
뒤에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북한의 핵실험 타이밍이 그렇게 절묘할 수 없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지 보도가 그 한 예로, 김정일은 ‘주변의 적들을 불시에 공격하기 위해 절묘한 시점’을 택해 핵실험을 했다는 거다.
부시 행정부가 국제무대에서 힘을 발휘 못하고 있다. 일본의 신임 아베 총리는 중국 방문을 마치고 떠나려던 참이다. 한국의 반기문 장관은 다음 날 신임 유엔 사무총장으로 지명될 예정이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한 타이밍이었다는 것이다.
전혀 다른 말도 나온다. 타이밍이고 뭐고 그런 것보다도 북한군 장성들의 압력에 못 이겨 당초 예정보다 훨씬 앞당겨 김정일은 핵실험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로,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의 발언이 북한군 장성들을 격분케 했고 성난 장성들의 강청에 못 이겨 김정일은 핵실험을 당겨 실시했다는 것이다.
왕광야 대사는 막후 접촉에서 존 볼튼 미 대사가 ‘북한 보호자’란 비난을 하자 ‘나쁜 행동을 하는 나라들은 어느 누구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바로 이 발언이 북한군 장성들의 비위를 거슬렀다는 로이터의 보도다.
로이터통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의 주 포인트는 북한 내 팽배한 국수주의다. 말하자면 중국의 보호 따위는 필요 없다는 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북한은 중국에 대해 그다지 ‘해피’해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입과 입술과의 관계라고 했나. 북한과 중국은 더 이상 그런 관계가 아니고, 중국은 중국대로 이번 핵실험 장소가 중국 국경 인접지역인 점에 불쾌해 하고 있다는 보도다.
어느 쪽 이야기가 진상에 가까울까. 알 수 없다. 그러니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할 대목이 있다. ‘군부 압력설’이다.
북한의 장성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북한군 장성 수는 1,444명으로, 한국군에 비해 무려 3배 이상이다. 왜 이토록 별이 많은가. 김정일이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군부를 기쁘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게 그 정답이다.
‘북한은 머리가 없는 거대한 괴수 같은 체제다. 오래 전 한 전문가가 한 말이다. 그 말이 문득 떠올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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