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8일, 알렉산드리아의 한 대형 카페. 이곳에서는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들이 축제와는 또 다른 열기를 뿜어냈다.
한국 굴지의 연예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대표 이수만)과 한국일보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날의 신인 발굴 오디션에는 무려 220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심사를 담당한 SM의 강정아 차장은 “이렇게 지원자들이 많이 올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판 신데렐라’를 꿈꾸는 미주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방학 철이면 자녀들을 한국으로 데리고 가 연예 기획사의 문을 두드리는 부모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오디션마다 스타 지망생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최근 들어서는 스타를 향한 이 대열에 1.5세들뿐만 아니라 한국말이 서툰 2세들과 아시안 청소년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번 오디션에도 220명의 참가자중 중국, 대만, 일본, 네팔, 몽고, 태국등 아시안 청소년들 지망생이 60명이나 됐다. 여기에는 흑인 지망생도 있었다. 또 한인 160명중 2세들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강정아 차장은 “2년전 실시한 오디션 때와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며 “이젠 한인 2세들과 아시안 젊은이들도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다”고 변화상을 소개했다.
이같은 붐 현상은 지난 9월 LA 예선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도시에서 차례로 실시된 글로벌 오디션에서 똑같이 재연됐다.
이처럼 언어나 자라난 문화환경이 상이한 미국에서 자라난 청소년들이 한국의 연예 스타를 선망하는 것은 미국에서보다 쉽게 부와 명예를 움켜쥘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한 방송계 인사는 “신문과 TV, 인터넷을 통해 스타들의 화려한 의상과 인기를 접하면서 10대들이 너도 나도 스타증후군에 빠지는 것 같다”며 “최근 한국 연예계가 아시아를 비롯, 세계로 진출하면서 영어권 스타 지망생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SM 등 국내 굴지의 연예 기획사들은 한류 확산에 나서면서 공개 오디션 등을 통해 미국등 영어권 청소년들에 구애를 보내고 있다.
SM 매니저먼트 사업부의 최정민씨는 “미주 청소년들은 한국이나 세계무대에 통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며 영어가 가능하고 서구적인 스타일과 체격, 개방적인 성격, 대중음악에 대한 감성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들 기획사측조차도 청소년들의 무작정 연예계 노크에 신중한 판단을 주문하고 있다.
강정아 차장은 “연예인의 길은 생각보다 더 어렵고 문이 좁다”며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빨리 포기하는 것이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화려한 비상을 꿈꾸지만 실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확률은 1%도 안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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