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갤러리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PGA투어서
4승을 올린데 자부심을 느낀다”
-우승 소감은.
▲PGA투어에서 한 번 우승하기도 힘든데 같은 대회를 두 번이나 우승하니까 너무 기분 좋다.
-이번 대회 우승은 어떤 의미가 있나.
▲이제 미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PGA투어 생활이 편하고 안정됐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아시아 선수로는 PGA투어에서 4승을 거둔 것이 내가 처음이다. 자부심을 느낀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는데.
▲오늘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전날 밤에 잠도 잘 잤고 몸과 마음이 가뿐한 상태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에 버디로 시작해서 버디로 끝내자는 다짐했는데 첫 홀을 이글을 잡았고 마지막 홀을 버디로 마쳤다. 모든 것이 생각대로 풀렸다.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는데 코스가 마음이 드나.
▲무엇보다 늘 연습하고 있는 텍사스 휴스턴의 홈 코스와 너무 흡사하다. 잔디 종류도 같고 그린도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여기 오면 자신이 생긴다.
-아주 독특한 모양의 드라이버를 사용했는데.
▲2주일 전인 후나이클래식 공식 연습에 나이키골프의 장비 담당 직원이 가져다 준 신제품이다. 헤드가 사각형인 스모 드라이버인데 쳐보니까 멀리 똑바로 날아가길래 계속 썼다. 모양이 하도 이상하고 소리가 어찌나 큰 지 다른 선수들이 놀렸다. 어니 엘스는 “참치캔에 샤프트를 달아놓은 것 같다”고 계속 놀렸지만 나한테 딱 맞았다.
-투어챔피언십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이미 세 차례나 경기를 치러본 코스다. 전보다 편한 마음으로 자신 있게 코스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해달라.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에서
최경주, 커리어 4번째 우승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 획득
‘탱크’ 최경주가 PGA투어 통산 4번째 우승으로 투어챔피언십 출전권을 획득했다.
최경주는 29일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의 웨스틴이니스브룩골프장(파71·7,295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클라이슬러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브렛 웨터릭, 폴 고이도스 등 공동 2위를 4타차로 따돌린 우승이자 작년 10월 크라이슬러 클래식 이후 1년만의 우승.
시즌 막바지에 나온 올 해 첫 우승이기에 기쁨도 배가 됐다. 여기에 우승상금 95만4,00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주까지도 전망이 어두웠던 PGA올스타전 성격의 투어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내는데도 성공했다.
3라운드까지 어니 엘스, 브라이언 게이 등 2위 그룹에 1타차의 불안한 선두로 살얼음 승부를 펼쳤던 최경주는 이날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1번 홀에서 18피트짜리 이글 퍼팅을 성공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인 최경주는 이후 3, 4, 5번홀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7번과 10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2위와의 간격을 벌였다.
이 사이 뒤를 쫓던 엘스는 전반에만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 버디 1개로 3타를 잃어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폴 고이도스도 전반에 버디 1개, 보기 1개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후 기복 없는 경기를 펼친 최경주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10피트짜리 우승 버디를 멋지게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의 상금랭킹은 종전 68위에서 20위권으로 급상승했다. 세계랭킹도 30위권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최경주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선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탄탄한 실력도 뽐냈다.
한편 이날 최경주는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드라이버 페어웨이 적중률은 80%를 넘었고 그린 적중률도 70%대를 기록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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