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이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양용은 우승
우즈 준우승
EPGA투어 HSBC 챔피언스서 우즈 스트로크 대회 7연승 저지
완전 무명 양용은(34)이 세계 골프랭킹 1위 타이거 우즈와 2위 짐 퓨릭, 6위 라티프 구슨을 다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유럽투어 대회 정상에 섰다.
양용은은 12일(현지시간)중국 상하이 시샨인터내셔널골프장(파72 · 7,165야드)에서 열린 유럽 겸 아시아 투어 HSBC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우즈는 이날 5타를 줄였지만 3라운드 1오버파 73타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채 양용은에 2타 뒤진 2위에 그쳤다. 우즈의 스트로크 대회 7연승이 한국의 무명 골퍼에게 저지당한 것.
세계 랭킹 77위인 양용은이 세계 랭킹 20위 이내 선수 10명을 모두 따돌린 대회였다. 구슨과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주눅들지 않고 통쾌한 역전 우승을 따냈다. 양용은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50위에 들어 내년 PGA투어 카드 없이도 4개 메이저대회와 월드 골프 챔피언십 시리즈 등 굵직한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슨에 1타차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양용은은 3, 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구슨에 2타차로 밀렸다. 하지만 양용은은 6번(파3), 7번(파4)홀 모두 그린 밖에서 잇따라 버디를 뽑았다. 이어진 8번홀(파5)에서도 내리막 3미터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린에서 버디를 노리던 구슨은 양용은이 위기를 버디로 연결시키자 김이 샌 듯 버디 퍼트를 계속 놓쳤다. 구슨은 10번(파4), 11번(파4)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양용은에 3타차로 밀렸다.
기가 산 양용은은 12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1미터에 붙여 4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16번(파4), 17번(파3)홀에서 잇따라 1타씩을 잃은 양용은은 2타차로 쫓긴 18번홀(파5)에서 파 세이브, 우승을 확정지었다. 구슨은 18번홀에서 세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며 보기로 홀아웃해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3위(11언더파 277타)로 처졌다.
한편 양용은은 16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에서 우즈와 리턴 매치를 갖는다.
호랑이 잡은 양용은은 누구?
양용은은 잡초 근성으로 차근차근 세계 무대로 향하고 있는 ‘제2의 최경주’다. 아마추어 때도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1996년 KPGA 프로 테스트에 합격, 이듬해 상금랭킹 9위로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그저 그런 선수였다.
상금 1,200만원을 받아 찬밥에 물을 말아먹는 어려움 속에서도 연습과 대회 출전에만 전념했다. 2002년 SBS최강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지만 ‘큰 무대’를 향해 아시아와 일본 무대를 계속 노크했다. 일본에 데뷔한 2004년 2승을 올렸고, 올해는 상금 랭킹 8위를 달렸다.
통산 4승으로 6승의 허석호와 함께 일본에서 뛰는 양용은은 가끔 출전한 유럽이나 PGA 투어에서 경험 부족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
12월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미국 진출을 노리는 양용은은 177㎝로 크지 않지만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장타 능력과 두둑한 배짱, 강력한 투지를 갖췄다. 경험이 쌓이면 최경주에 이어 PGA투어에서도 성공할 재목이다.
제주 출신으로 바람 부는 코스에서도 성적이 좋아 스스로를 ‘바람의 아들’이라 부른다. 한국에서는 통산 2승을 거뒀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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