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짜여진 각본’ ...한국 정치판 보는 듯
’빈말’ 한인회장=’참 나쁜’ 한인회장 선례
이경로 뉴욕한인회장의 재출마는 구태의연한 한국의 정치를 보는 듯한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마치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한달도 채 되지않은 불출마 약속을 깨고 속전속결로 후보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경로 후보는 지난 2월21일 코리안 퍼레이드 관련 기자회견에서 “내가 마치 선거를 의식해 문화엑스포행사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이에 맞서 당당하게 하려면 선거에 나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선거 불출마를 발표했다.
선거 불출마 선언은 자신이 임명한 선관위원 9명 중 6명이 뉴욕한인회 이사 및 임원들이고, 이 중 민경원 선관위원장은 이사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나온 것이다.
여론에 밀린 민 선관위원장은 이 후보의 불출마 발표와 비슷한 시기에 이사장직을 그만뒀고, 이 후보는 “내가 재출마할 것 같으면 이사장을 선관위원장에 올렸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그는 지난 3월12일부터 30대 회장 후보 등록이 시작된 뒤에도 후보 출마에 대해 거의 얘기가 없었다. 이 후보와 친분있는 이영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수석부회장과 강현석 전 뉴욕한인회 이사장을 밀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떠돌았다.
(이세목 뉴욕협의회장이 출마하기 때문에 회장 출마를 안하겠다고 말했던 이영철 평통 수석부회장은 이경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후보 등록 마감 전날인 15일 뉴욕한인회 이사와 임원들은 기자회견을 자청, 이경로 회장을 추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출마 계획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족 및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여전히 연막을 쳤다.하루 동안의 장고(?)를 거친 이 후보는 다음날인 16일 후보 등록을 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 나와서 새 시대를 열기를 바랬는데 현재 상태로는 뉴욕한인회의 역할이 원만하게 이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등록한 이세목, 송웅길 후보에 대해 “뉴욕한인회 경험이 없으면 (회장이 된 뒤) 분위기 파악하느랴 1년 이상이 지난다”며 평가 절하했다. 이 후보는 문화엑스포 축제위원회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불출마 발표 당시 그는 “문화 엑스포와 관련된 행사준비위원회 위원장직도 한시적으로 돕고 사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후보 등록을 하면서 “축제위원회가 처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회장에 다시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이 후보는 특유의 독선과 아집으로 공인으로서의 도의적인 약속마저 헌신짝 던지듯 버렸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인회장이라는 공인으로서 불출마를 번복하며 자신의 한말도 책임지지 못하는 ‘빈말만 하는 믿을 수 없는 한인회장’이라는 ‘나쁜 한인회장’의 선례를 남기는 우를 범했다는 지적이다.
<김주찬 기자>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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