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린재킷에 손대지마”
2007 매스터스 5일 개막…지난 6년간 우즈 3회·미켈슨 2회 우승
‘우즈 & 미켈슨 쇼?’
제71회 매스터스 토너먼트가 오는 5일부터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어거스카 내셔널골프클럽(파72·7,445야드)에서 막을 올려 영예의 그린재킷을 향한 4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세계 골프의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이번 대회에 나서는 97명은 까다로운 출전조건을 충족시킨 모두 한 가닥 하는 스타들. 하지만 대부분 팬들의 시선은 대회 때마다 단 2명의 수퍼스타에게 집중되어 있다. 바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그의 ‘넘버 1’ 라이벌인 왼손잡이 필 미켈슨이다.
영원한 맞수인 이들은 같은 대회에 나설 때마다 맞대결이 화젯거리지만 특히 매스터스에선 그 열기의 강도가 몇 배로 증폭된다. 이들은 모두 메이저, 특히 매스터스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고 어거스타 내셔널에서 특별히 강한 면을 보여 왔기 때문. 미켈슨은 지난 2004년 매스터스에서 우승, ‘메이저에서 우승 못한 가장 위대한 골퍼’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며 꿈에 그리던 그린재킷을 손에 넣었고 이를 계기로 그때까지 우즈의 일방적인 독주였던 두 선수의 관계가 진정한 의미의 라이벌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우즈는 그 이듬해 통산 4번째 매스터스 우승을 차지하며 시상식에서 지난해 챔피언인 미켈슨으로부터 그린재킷을 받아 입었고 미켈슨은 그 이듬해인 지난해 우승컵을 탈환, 이번엔 우즈로부터 그린재킷을 받아 입었다. 서로 그린재킷을 주고받는 사이클이 반복된다면 이번엔 우즈가 미켈슨에게서 그린재킷을 받을 차례인 셈이다.
물론 매스터스를 이들 둘만의 싸움으로 규정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과장일 수 있다. 사실 지난 3년간 이들 둘이 돌아가면서 그린재킷을 입을 때도 마지막 날 마지막 그룹에서 이들이 우승을 다툰 것은 아니었다. 이들이 매스터스 마지막 날 같은 그룹으로 경기한 것은 지난 2001년이 유일했고 당시 우즈는 미켈슨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그린재킷이 이들의 손을 벗어난 것은 지난 2003년(마이크 위어가 우승)뿐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올해 대회도 역시 ‘우즈 & 미켈슨 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우즈는 10년전인 지난 1997년 당시 만 21세의 나이로 매스터스에서 18언더파의 역대 최고기록을 세우며 기념비적인 12타차 승리를 거둔 이후 2001, 2002, 2005년에 우승을 보태 대회 4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미켈슨은 지난 3년간 2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특히 지난 1999년부터 8년째 탑1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기록에선 우즈가 앞서지만 최근 성적에선 오히려 미켈슨이 약간 우위를 보이는 양상이다. 과연 올해 대결은 어떻게 판가름 날까. 우즈가 미켈슨에게서 그린재킷을 되돌려 받을 것인가, 아니면 미켈슨이 2연패이자 통산 3번째 우승으로 최근의 우세를 확실하게 굳힐 것인지.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은 어거스타로 향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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