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텍 사건 발생 9일째에 접어 들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가 경악했고 그 중심에 미주 한인사회가 서 있다.
한인 이민 1.5세가 저지른 이번 참사로 한인 이민가정은 누구나 한 마음으로 비통해 하며 오늘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하와이 한인사회도 지난 21일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에서 커뮤니티 차원의 합동 추모예배를 가졌다. 이날 예배에서 이은철 목사는 설교를 통해 “이제 그들의 희생을 통해 살아남은 우리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기자가 이번 사건을 접하며 수없이 생각했던 그 물음을 이날 추모예배에서 설교를 통해 다시 들으며 또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이 흘린 피의 대가는 과연 무엇이 되어 후세에 전달될까...
16일 부상을 입은 한 학생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조승희가 쏜 총알이 내 다리에 박혀 있지만 난 조승희를 용서한다”고 밝혔다.
21일 열린 추모 촛불예배에서도 교회입구에 마련된 게시판에 누군가가 “조승희도 천국에 가게 되길 기도한다”는 문구를 적었다.
기자도 이번 사건을 접하며 범인의 ‘범죄행위’ 보다는 ‘그’를 통한 한인 이민가정의 변화, 종교계의 변화, 나아가 커뮤니티에 던져주는 ‘변화의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추모예배에 참석했던 1.5세 청년은 물론 19일 본보 라디오 서울 특별 대담에서도 지적되었듯이 현 미국의 각종 제도적 장치와 사회구조상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건의 재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더욱 불행한 것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 제도속에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에 우리들을 더욱 더 비참하게 한다.
그래서 인성 교육이 없는 미국의 교육제도속에서 가정의 역할, 특히 이민교회나 사찰등 종교계 지도자들의 역할기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 종교지도자들의 한인사회에서의 역할론이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상담문화가 전무한 하와이 한인사회의 경우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입장은 더욱 참담하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종파를 초월한 종교단체와 신앙인들이 앞장 서 가정사역센터와 같은 상담기관을 활성화 하고 ‘상담문화’를 꽃피우는데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제2, 제3의 조승희가 내 자식, 우리 이웃이 되어 또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외롭고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건 아닌지...
버지니아 텍의 총성은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치중했던 한인 가정, 종교계, 단체들에게 허물을 벗고 주어지는 역할기대에 부응하는 내실을 기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절규로 들리기도 한다.
기자에게도 물질적인 성공보다는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실천하는 뉴스원을 찾는데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지난 21일 라이에 한 주택가에서 만난 팔순의 할머니와 한인 입양아의 삶의 한 단면은(본보 24, 25일자 참조) 기자에게 큰 감동을 전해 준다.
버지니아 텍 참사를 계기로 인류역사의 근원, 중심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아니 잃어 버렸던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찾고 이웃에게 전하는 노력을 다시 시도해 볼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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