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를 지역구로 둔 맥신 워터스 연방하원의원 사무실. 위안부 결의안의 연방의회 채택 캠페인을 펼치는 윤명현 교수 일행에게 워터스 의원 보좌관은 “왜 이제야 왔냐?”며 “아무도 우리에게 이런 일을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며 한인 이슈에 고요한 한인 유권자들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미주 한인사회를 들끓게 한 위안부 결의안과 요코이야기 등 이슈에 대한 LA 한인사회의 반응에 동부 등 타지역 한인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남가주 한인 인구만 100만이라며 미주 한인사회의 맏형격으로 떠들어온 LA 한인사회가 각종 이슈에 대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남가주 한인사회를 사람 머릿수만 많은 ‘힘 없는 골리앗’, 동부지역 한인 사회를 숫자는 적지만 ‘힘 있는 다윗’으로 비유하고 있다.
벌써 2만여장의 위안부 결의안 청원서를 서명 받은 이들은 LA 한인사회에서 단체를 만들어 생색을 낸 이들이 아닌 풀뿌리 민초들이다. 변호사로, 교수로, 성직자 등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동부 한인들의 위안부 결의안 청원 움직임에 자극받아 바쁜 시간을 쪼개 나선 것이다.
서명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는 한 한인은 “여기서 정치력 신장을 내세우며, 또는 한인사회를 대표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정작 이런 일에는 아무 움직임도 없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나기도 한다”고 털어 놓았다.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한인들이 성원한 단체들이 정작 주류 정치인맥이 필요할 때 침묵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이익과 단체의 이익이 겉돌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쌓이고 있다.
LA 한인사회의 미국 관련 이슈에 대한 무관심과 무대응은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야 하는 처지에 비춰보면 한국 대선에 열광하는 모습과 묘한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한국의 유력 대선주자의 LA 방문에는 수백, 수천명이 열광하지만 정작 몸으로 부딪히는 삶의 문제에는 눈을 감아버리는 행위는 미국 정치에 대한 무지로 원인을 돌릴 수밖에 없는지 의문이 든다.
4.29폭동 15주년이 몇일 앞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몫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누구도 떡을 주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지 15년. 그 세월 동안 한인사회는 얼마만큼 앞으로 나갔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때다.
이석호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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