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PGA투어 특급대회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비제이 싱, 애덤 스캇, 짐 퓨릭, 루크 도널드 등 세계 최고 골퍼들이 총출동한 대회서‘코리안 탱크’최경주가 챔피언에 올랐다.
올 시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도 우승이 없어 아쉬웠던 최경주는 3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7,366야드)에서 막일 내린 ‘특급’ 대회서 일을 냈다. 초호화 출전선수 명단을 자랑하는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휘둘러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라이언 무어를 1타차로 따돌리고 올해 처음이자 통산 5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대회 주최자가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러스로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가 빠짐없이 참가한 준 메이저급 대회라 더욱 의미가 깊다. 최경주가 우즈가 출전한 대회서 우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니클러스는 최경주의 첫 골프 스승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경주는 한국에서 골프를 처음 배우면서 니클러스가 쓴 책을 꼼꼼하게 읽었고 니클러스의 경기를 찍은 비디오를 하루에도 몇 시간씩 보면서 스윙을 연마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니클러스는 최경주에게 직접 우승컵을 건네주며 “최경주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가 17번홀 그린 근처에서 갤러리에 둘러싸여 서드샷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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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선두 로드 팸플링에 5타 뒤진 7위로 최경주는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갔다. 1번홀(파4)과 3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뽑아내며 대역전 드라마의 서막을 알린 최경주는 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고도 파 세이브에 성공, 역전승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숨을 돌린 최경주는 6번홀서부터 4연속 버디로 단숨에 선두로 뛰어 올랐다.
11번홀(파5)에서 또 1타를 줄였지만 무어, 팸플링, 스캇 등이 1타차로 따라 붙어 우승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경주는 13번홀(파4)에서 1타를 잃어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지만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그리고는 마지막 3개홀에서 엄청난 저력을 발휘했다.
16번홀(파3)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7피트짜리 내리막 펏을 떨궈 파를 지켰다. 두 번째 샷을 관중석으로 날려 보낸 17번홀(파4)에서는 15피트 롱펏을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여기서도 파 세이브 성공하며 위기를 넘겼다.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멋진 벙커샷에 이어 5피트의 파펏을 어김없이 집어넣으면서 커리어 5번째 PGA투어 우승을 확정지었다.
연장전만 바라던 무어는 2위에 만족해야했다.
PGA투어 진출 이후 가장 많은 108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탄 최경주는 상금랭킹 38위에서 8위(216만3,629달러)로 수직 상승했고 32위에 머물고 있는 세계랭킹도 10위권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 진출 시스템인 페덱스 포인트에도 8위로 껑충 올랐다.
강력한 신인상 후보 앤서니 김도 5타를 줄여 공동 35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경주가 18번홀 그린에서 결승 파펏에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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