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구즈만 씨의 ‘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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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자인데도
“불체자는 가라” 엄한 명령에
정신지체자라서
“나는 시민권자” 말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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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로 쫓겨갔다
주변사람 도움으로
90일만에 가족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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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멕시코계 정신지체아가 미국시민인데도 불구, 불법체류자로 오인받아 멕시코로 추방당했다가 89일만에 다시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하게 돼 화제다.
지역신문에 따르면 페드로 구즈만씨(29, 랜캐스터 거주)는 지난 4월 불법침입 관련 경범죄로 수감됐다가 다음달 복역을 마치기 전 티후아나로 추방됐다.
이민국은 구즈만씨가 셰리프 및 이민국관계자들에게 자신이 멕시코에서 출생했다고 말했다며 추방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구즈만씨의 가족들은 그가 추방된 사실을 전혀 통보받지 못했고 5월 11일 구즈만씨가 티후아나에서 가족에게 전화를 걸고 나서 그 사실을 알게 된 것. 그러나 전화는 금방 끊겼고, 구즈만씨와 가족은 서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구즈만씨는 멕시코에서 떠돌았던 89일 동안 쓰레기통을 뒤지며 연명해야 했고 국경선을 따라 100마일 넘게 걸어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을 찾아 미국으로 돌아오려 했던 그는 국경 순찰대원들에 의해 다시 멕시코로 돌려보내질 뿐이었다. 이런 지옥의 나날을 보내던 그는 결국 지난 7일 가족과 다시 상봉했다.
그가 귀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들이 이민국에 구즈만씨가 멕시코에 부당하게 체류한 사실을 알린 후 국경수비대가 그를 발견했기 때문. 그러나 이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가 발견되기 약 2개월 전인 6월 13일 연방법원은 심리를 열고 구즈만씨가 발견될 시 구금하지 않고 곧바로 가족에게 귀환시킬 것을 이민국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지난 5일 구즈만씨는 멕시칼리에서 칼리시코로 국경을 넘으려다 미 국경순찰대에 의해 발견됐고, LA 카운티 감옥으로 이송되고 말았다. 이 또한 그의 가족에게 통보되지 않았던 것. 로젠바움 변호사는 이민국에서 가족에게 통보 약속을 해 놓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7일 이민국은 구즈만씨에게 이민심리를 열었고, 판사는 구즈만씨를 즉각 가족에게 돌려보낼 것을 명령했다. 드디어 89일만에 가족은 눈물의 상봉을 하게 됐다.
아들을 찾기 위해 티후아나로 갔던 카바할씨는 과일 창고에서 지내며 아들을 찾아다녔다. “아이를 잃어버리는 것은 어머니 최악의 악몽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날 도우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 구즈만씨 가족은 연방정부와 카운티 정부를 상대로 부당추방에 대해 소송을 할 계획이다.
구즈만씨 가족 변호사인 마크 로젠바움씨는 7일 감옥에서 가져온 그의 체류신분 서류에서는 구즈만씨가 자신의 출생지가 캘리포니아라고 밝혔다고 기록돼 있었다고 말했다.
구즈만씨의 형제인 마이클 구즈만씨는 “그가 돌아와서 기쁘다. 그렇지만 그 고난의 나날동안 너무 많이 변해 예전의 그가 아니라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즈만씨의 어머니 마리아 카바할씨는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내 아들을 망쳐놓았다. 내 아들이 다른 사람이 돼 버렸다”며 울먹였다.연방 이민국(ICE)은 이번 사안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이민국 남가주 관할국의 로리 헤일리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소송중에 있기 때문에 코멘트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구즈만씨가 정신지체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정부 관계자들이 적절한 절차를 밟았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영 기자> sunnyc@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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