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소셜카드-운전면허증 패키지 5천불
브로커들, 영구 귀국자로부터 구입후 되팔아
최근 미 전역에서 위조 신분증 거래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 지역에서도 ‘신분 장사’ 행위가 고개를 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인 J모씨는 얼마전 수상한 전화를 받았다. 가족 중 한 명이 한국에 돌아간 사실을 알고 있다며 영주권 및 소셜 카드를 팔라고 종용한 것. 불법적인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았던 J씨는 일단 거절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 그는 가족이 한국에 간 사실은 어떻게 알았으며 내 전화번호는 또 어디서 얻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J씨의 경우와는 반대로 위조된 신분증을 구입, 사용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부모와 함께 시카고에서 살다가 불법 체류 신분이 된 한인 P씨. 수년 전 브로커를 통해 소셜 카드를 구입한 뒤 운전면허증도 따고 나름대로 ‘정상적’인 삶을 살았지만 최근 면허증 갱신 과정에서 소셜 번호 도용 사실이 드러났다. P씨는 DMV 현장에서 체포돼 즉각 한국으로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출신국가로 영구 귀국한 이들의 신분증을 사들인 다음 사진만 정교하게 교체, 수요자들에게 재판매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한인들의 신체적 특성상 신분증은 주로 같은 아시아계, 특히 중국계 커뮤니티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소셜 카드의 경우 최근 조지아에서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미 전역의 암시장에서 위조 신분증의 시세는 영주권의 경우 평균 100달러에서 220달러, 소셜 시큐리티 카드는 40달러에서 80달러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진짜 신분증은 이보다 크게 비싼 편으로 시카고 지역에선 ‘운전면허증-소셜 카드-영주권 패키지’가 5,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증 브로커들은 철저히 점조직으로 움직이고 있다. 생활정보지 등에 ‘신분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광고를 낸 뒤 고객을 만나진 않고 전화로만 접촉한다. 이마저도 1~2주마다 전화번호를 바꾸고 잠적하기 때문에 자칫 돈만 날리고 원하던 물건은 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신분 도용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운이 정말 나쁘지만 않으면 절대 걸리지 않는다’는 브로커들의 장담과는 달리 신분 도용이 적발돼 추방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분간은 괜찮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신분을 위조한 경우 1~2년 무사히 지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거라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단순 불법 체류와는 달리 신분 위조는 적발 즉시 추방될뿐더러 영원히 미국 입국이 금지되므로 경솔하게 선택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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