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문화계.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많은 한인 예술가들이 당당히 제몫을 다하며 주류사회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한국 현대 미술의 부각과 한국의 우수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 등 올 한해도 음악, 미술, 공연계 등에서 한류의 멈추지 않는 행진을 위한 각계의 노력이 있었다.2007년 한해를 돌아보며 내년에도 문화계의 눈부신 도약을 기대해본다.
올 한해 뉴욕 한인 문화계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그중에서도 학력위조에서 권력형 비리로 확산된 신정아 스캔들은 한국 뿐 아니라 뉴욕 한인사회도 큰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이다.이 사건은 30대 젊은 나이에 동국대 조교수에 오른데다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에 선정되며 한국 미술계의 신데델라로 떠오른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가 불거져 나오며 학벌 위주의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심각한 학력위조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며 큰 파장을 몰고 왔다.신씨와 안면이 있거나 신씨와 접촉했던 뉴욕의 한인 문화계 인사들은 신씨 관련 보도가 연일 쏟아지는 동안 공연히 불똥이 자신들에게까지 튈까 전정 긍긍하며 쉬쉬하는 분위기였지만 대부분의 인사들은 신정아 사건은 한국 미술계가 안고 있는 병폐를 그대로 드러낸 예고된 사건이었다며 같은 문화인으로서의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2007년은 아시아 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 현대 미술이 미 화단에서 조명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기에 뉴욕 한인 문화계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한해 였다.한국 현대 화가들의 작품 가격이 뉴욕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에서 크게 오르고 19개 한국 화랑를 비롯 전세계 81개 화랑이 참여한 미 최대 규모의 제1회 뉴욕 아시아 현대 미술 박람회가 한인 크리스탈 김씨의 기획으로 열린데다 가나, 아라리요 등 한국의 유명 화랑들이 세계 미술의 중심지인 맨하탄 첼시를 중심으로 뉴욕에 속속 진출한 것.
또 올 한해 헐리웃을 넘어 세계 시장을 노리기 위해 미국에 한류 열풍을 몰고온 한국 영화 ‘디워’(심형래 감독)의 미국 상영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9월14일 미 전역 2, 277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돼 한국 영화사상 최다 미국 스크린 수를 확보한 디워는 이무기가 500년만에 여의주를 만나 용이 되어 승천한다는 한국 고대 전설을 현대적을 극화한 공상과학 영화로 흥행전부터 한인 관객 뿐 아니라 미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2007년 뉴욕 한인 문화계 주요 뉴스로는 현재 맨하탄 유니온 스퀘어 극장에서 미 주요 언론의 잇따른 호평 속에 95%에 육박하는 높은 객석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비언어 무술 퍼포먼스 점프(Jump)의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진출과 반기문 사무총장 시대를 맞아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알리기 위해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하게 열린 유엔 한국 문화 행사들, 세계 대회를 석권한 한국 비보이 우승팀의 뉴욕 진출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진혜 기자>
⊙신정아 사건
지난 6월 학력 위조에서 시작돼 뉴욕으로의 도피, 청와대 전 정책실장과의 염문설, 권력형 비리의혹, 문화계 염문설, 누드 사진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신정아씨에 대한 뉴욕 한인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어디에서 누구랑, 어떻게 살고 있는 지, 궁금증을 자아냈고 신씨가 언론을 피해 몰래 한국을 빠져나와 지난 7월 16일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 후 잠적한 신씨의 행방은 한동안 뉴욕 한인사회 최대 이슈였다.
⊙한국 현대 미술 부각
한국의 원로 추상화가 이우환 화백의 1978년작 ‘점으로부터’는 지난 5월16일 뉴욕 소더비의 ‘컨
템퍼러리 낮 경매’에서 예상가보다 3배 이상 비싼 194만4,000달러에 판매돼 한국과 해외 경매를 통틀어 생존 한국작가의 경매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우환 화백은 올 가을 뉴욕 크리스티 가을 경매에서도 ‘선으로부터’가 36만1,000달러에 거래되어 현존 한국 현대 작가 중 작품이 가장 비싼 작가로 기록됐다. 또 지난 9월20일 뉴욕 소더비 가을 경매에서는 김환기 화백의 ‘항아리’(Pot·사진)가 예상가의 8배나 웃도는 73만5,400달러에 팔리는 등 뉴욕 경매에서 한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 최대 규모의 아시아 현대미술 페어인 ‘제1회 뉴욕 아시아 현대 미술 박람회(ACAF NY)’가 한인 크리스탈 김씨가 기획, 뉴욕 소더비와 구겐하임 미술관의 후원으로 열려, 우수한 한국 현대 미술을 미 화단에 소개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81개 화랑이 아시아 작가 350 여명의 다양한 작품을 들고 참여했다. 첫 행사임에도 한국에서도 가나아트·국제·표·박영덕·아라리오·조선 화랑, 학고재 등 주요 화랑을 비롯 모두 19개 한국 화랑이 참여했다.
⊙한국영화 디워 미국 상륙
’디워’는 작품성 등 끊임없는 논란에도 불구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미국 2277개 스크린에서 개봉, 첫주에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의 질을 놓고 비판론이 제기됐지만 특수 효과측면에서 찬사를 받았고 미국에서 일반 관객들에 어필할 수 있는 오락영화라는 점을 보여줬다.
⊙점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진출
난타에 이어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한국 비언어 퍼포먼스 ‘점프’는 지난 10월 7일 뉴욕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맨하탄 유니온스퀘어 극장에서 공식 개막, 장기공연의 닻을 내리며 현재까지 90%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헐리웃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가족이 개막 공연을 관람, 미 주요 언론과 방송에 잇따라 보도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개막 공연 때 유명 헐리웃 배우 브래드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커플 가족이 관람을 하면서 전 세계가 한국의 무술 퍼포먼스 ‘점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영화 ‘와호장룡’의 음악감독인 탄둔, 그리고 ‘비포 선라이즈’의 에단호크가 아이들과 방문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최근에는 ‘24’의 유명 헐리웃 배우 키퍼 서덜랜드가 가족 및 친구들과 점프를 관람했다는 내용들이 보도되며 관심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전세계 약 20여개국 이상의 공연 실적을 통해 공연계 한류를 전파하고 있다.
⊙유엔 한국 문화 행사들
▲유엔 전시장 1층에서 한국 장인들의 우수 공예작
품 150 여점을 선보인 유엔한국전통공예전.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후 한국 사무총장 시대를 맞은 유엔에서는 그 어느해 보다 다양하고 중요한 한국 문화 행사들이 열렸다.우선 7월16~27일 유엔 본보 대표단 식당에서 ‘고궁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뷔페식 한국 궁중음식 선보이는 한국 음식 축제가 열린 뒤 한국 장인들의 우수 공예작품 150여점을 선보이는 유엔한국전통공예전이 7월 19일~ 8월27일 유엔 본부 1층 로비 전시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또 제62회 유엔의 날을 기념하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지난 10월 24일 유엔 초청으로 유엔총회장에서 수준급 음악을 선사했다.
⊙트라이베카 영화제를 빛낸 한국 비보이들
▲영화 ‘플라넷 비보이’의 ‘2007 뉴욕트라이베카 영화제’ 초청을 계기로 뉴욕을 방문한 한국 비보이들이 4월 28일 맨하탄 월드 파이낸셜 플라자 트라이베카 드라이브 인 야외극장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역동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한인 벤슨 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넷 비보이(Planet B-Boy)’의 ‘2007 뉴욕트라이베카 영화제’ 초청을 계기로 한국 비보이들이 브레이크 댄스의 본고장인 뉴욕에 진출, 세계 대회를 석권한 한국 비보이들의 위상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2005년 독일 비보이 세계대회인 ‘배틀 오브 더 이어’의 챔피언인 라스트포원과 영국 ‘UK 챔피언십’ 대회 우승팀인 드리프터스팀은 지난 4월 한인 벤슨 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넷 비보이’의 ‘2007 뉴욕트라이베카 영화제’ 야외 상영회에 참가,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보인 것. 전 세계 비보이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플라넷 비보이’는 ‘2007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 당당히 진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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