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는 ‘수준에 못 미치는 담보대출’이라는 말인데 한국말에는 적절한 표현이 없어서 ‘서브프라임 대출’이라 표현하고자 한다.
서브프라임 대출로 인한 여파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미치고 있다. 지금 미국이 불황에 빠졌는가 아닌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지만 서브프라임 대출이 불황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위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놓고도 말이 많지만 대출하는 은행과 대출받는 융자 수혜자 중 어느 한쪽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사건은 아니다. 은행이나 채무자 모두가 책임을 져야하는 사태라고 본다.
집을 구입하는 사람이 본인이 필요한 집만 구입했다면 부동산시장이 그토록 뜨겁게 달아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주거용 주택 이외의 여러 채의 주택을 구입했다. 어떤 이는 10채 이상 구입한 예도 있다.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가수요(거품)가 집값을 이렇게 올려놓았던 것이다.
이에 발맞춰 은행은 경쟁적으로 매력적인 융자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융자신청서에 동반해야 할 서류를 면제해 주었다. 소위 ‘노 닥’(No documents) 프로그램이다. 수입을 증명할 서류도 면제해 주었다. 소위 ‘Stated Income Program’이다. 융자신청인이 기재하는 수입액 그 자체를 믿고 융자신청을 처리했던 것이다.
거기다 이자만 지불하는(Interest only) 프로그램을 내 놓았다. 더 더욱 위험천만한 프로그램은 세월이 갈수록 채무원금이 늘어나는 ‘Negative Amortization Program’이다. 매달 지불해야 하는 상환금의 일부를 원금에 가산시킴으로써 당장 지불하는 월 상환금을 축소시키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어떤 은행은 1% 이자에 집값을 융자해 준다고 선전했다. 매월 상환해야하는 이자가 1%란 말이다. 나머지 액수가 원금에 가산된다는 말은 안하든가 설명을 묘하게 흐리는 방법으로 넘어갔다. 사기에 가까운 행위였다.
상환이 불가능한 융자 프로그램을 팔아온 은행이 그 책임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융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이들 은행은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자업자득이라 하겠다.
소비자는 어떠했던가. 오늘날 불리한 담보대출을 하더라도 1년만 기다리면 오르는 집값의 차액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도 많은 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허황된 꿈속에서 위험한 채무를 안고 집을 마구 구입했던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의 급락은 채무자의 꿈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부담을 가져다주었다. 역시 자업자득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사태가 누구 탓이냐를 따지기보다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재기하는 것이 급선무다. 재기하는 길은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해서 연방정부도 미흡하지만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고 연방 준비은행은 계속해서 이자율을 내리고 있다.
정부는 연방 주택청(Federal Housing Administration)을 통해서 낮은 이자로 융자 또는 재융자할 수 있는 프로그램(FHA Loan)을 내놓고 있다. 이것은 신용점수가 낮아서 일반 시중은행으로부터의 융자가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이자로 대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증하는 제도다. 서브프라임 대출로 인해서 고통 받는 사람은 우선 이 론에 관해 알아보길 권한다.
이인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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