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F시리즈’ 83만대나
▶ 실용성·가성비 SUV도 인기
▶ 한국 투싼·스포티지도 상위
▶ ‘픽업 트럭·SUV 인기 지속’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승용차가 아닌 트럭이었다. 미국인들의 남다른 트럭 사랑은 식지 않고 있다. [로이터]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승용차가 아닌 포드의 F시리즈 트럭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단의 시대는 저물고, 픽업트럭과 SUV가 다시 한번 시장의 중심에 섰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시행, 전기차 보조금 종료, 고금리 장기화라는 삼중고 속에서 소비자들은 검증된 모델을 선택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도 SUV 모델을 앞세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입증했다.
2일 자동차 분석업체 카프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포드 F시리즈(82만8,000대)로,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지켰다. 셰볼레 실버라도(55만8,709대), 도요타 RAV4(47만9,288대)가 뒤를 이으며 픽업과 SUV가 소비자의 절대적 선택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도표 참조)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도 뚜렷했다. 현대차의 투싼(23만4,230대·12위)과 기아의 스포티지(18만2,823대·18위)는 나란히 판매 상위권에 오르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두 모델 모두 콤팩트 SUV 시장에서 연비, 실내 공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가성비와 완성도의 균형’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앞세운 전략이 주효했다. 전기차 전환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반면 연료 효율과 유지비를 중시하는 소비 심리가 하이브리드 SUV로 쏠렸기 때문이다.
반면 세단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토요타 캠리와 코롤라, 혼다 시빅이 여전히 일정 판매량을 유지했지만, 상위권의 무게 중심은 이미 SUV와 픽업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실용성과 다목적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전기차(EV) 보조금 중단은 테슬라를 비롯한 EV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 테슬라 모델 3는 17만 2,800대수준에 머물며 과거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과감한 실험보다 검증된 모델을 다듬는 전략을 택했다. 급진적인 변화보다 신뢰, 화려한 기술보다 일상에서의 쓰임새가 판매 성적을 좌우했다. 상용 밴과 소형 픽업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자동차 시장이 작년보다 더욱 치열한 눈치 싸움의 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의 여파가 소비자 판매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고, 고금리 기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미국 소비자들은 기술 트렌드보다 생활에 바로 도움이 되는 차를 선택한다”며 “관세 부담과 고금리가 이어지는 한, 투싼·스포티지처럼 합리적인 SUV 모델의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는 점진적으로 성장하겠지만, 2026년에도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픽업과 SUV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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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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