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필라델피아에서 전직 경찰관을 살해하고 도주한 뒤 연방수사국(FBI)의 수배를 받아 온 30대 한인남성이 한국에서 영어 학원 강사 생활을 해오다 지난 18일(한국시간) 경찰당국에 붙잡혔다.
경기지방 경찰청 외사과에 따르면 FBI에 1급 살인범으로 수배 중이었던 남대현(31·사진·미국명 데이빗) 씨를 지난 18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의 한 영어학원에서 체포, 미국으로 신병을 인계하기 위한 인도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인 남 씨는 지난 1996년 8월 공범 3명과 함께 노스 필라에 소재한 한 주택을 침입, 강도행각을 벌이다 그 집에 거주하는 은퇴 경찰관 안토니 슈레이더(77)씨를 권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다. 남 씨는 범행 이듬해 1월 체포돼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1년 만에서 보석금을 내고 전자감시기 부착 및 가택 연금을 조건으로 가석방됐다. 하지만 남 씨는 가석방 후 4일 뒤에 전자감시기를 해독, 제거한 뒤 한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1999년 3월 KBS의 범죄자 공개수배 TV프로그램에 방송 된 후 3시간 만에 경주에서 극적으로 붙잡혔으나 당시 한미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석방된 후 또다시 도주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999년 12월20일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됐으며 한국 수사당국은 2000년 4월2일 남 씨에 대한 미국의 범죄인 인도요청을 받은 뒤 수사전담반을 편성, 그의 뒤를 쫓아왔다. 경찰은 그동안 한국내 외국인 밀집지역과 영어 학원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였고 최근 남 씨의 집으로 의심되는 경기도 광주의 한 단독주택에서 쓰레기 지문감식을 통해 남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남씨는 검거 당시 재직 중이던 학원에서 두 달째 원어민 강사로 일하고 있었으며, 지난 10년간 전국 각지를 2∼3개월 간격으로 옮겨 다니며 주로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보습학원의 강사로 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남 씨는 한국 법원의 인도재판을 거쳐 미국에 신병을 인계할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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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현 씨 전직경찰관 살해사건■
남 씨와 그의 월남계, 중국계 친구 등 4명은 1996년 8월 16일 노스 필라 5가 인근에 살고 있던 은퇴 경찰관 안토니 슈레이더(당시 77세)씨 자택에 물건을 훔치러 침입했다. 슈레이더 씨는 이미 남 씨를 제외한 3명으로부터 2차례나 강도를 당한 일이 있어 이날 총을 가지고 대항했다. 이 과정에서 남 씨가 엉겁결에 슈레이더 씨에게 권총을 쏜 뒤 모두 달아났으며 슈레이더 씨는 사건 직후 사망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과 경찰은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난 뒤 남 씨를 제외한 범인 3명이 다른 집에서 강도 짓을 하는 것을 붙잡아 이들로부터 슈레이더 씨 살인사건 자백을 받아냈다. 검찰은 이들 중 가장 연장자인 남 씨(사건당시 19살)를 주범으로 지목, 1급 살인혐의(Capital case)로 기소했다. 남 씨는 체포된 보석금 100만 달러 판결을 받아 이중 10%인 보석 보증금 10만 달러를 내고 전자감시기 및 가택연금 조건으로 가석방됐으나 교묘하게 전자감시기를 제거하고 98년 3월12일 한국으로 도주했다. 이후 1999년 3월 경주에서 극적으로 붙잡혔으나 당시 한미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석방된 후 또다시 도주, 이번에 체포될 때까지 연방수사국의 공개수배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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