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 기금모금 방식 변화
모금액 커지고 실속있어 인기
뉴욕·뉴저지 한인단체의 기금모금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간 단체의 창립 기념일을 전후로 연례만찬을 열고 참가비를 받아 식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단체 기금으로 비축하던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방식을 차츰 탈피하고 있다. 대신 연례만찬은 연례만찬대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술품이나 각종 예술 및 공예작품과 생활물품 등을 경매로 팔아 더 큰 기금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그간 한인단체의 기금모금 행사는 서로가 서로의 행사에 돌아가며 참석하다보니 결국 품앗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지도 오래다. 특히 불경기의 심화로 비영리단체의 기금모금이 더욱 힘들어지면서 단순한 연례만찬만으로는 만찬행사 비용만 커버하기에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경매 등 다양한 기금모금 방식은 단체로서는 더 많은 기금을 모금할 수 있어 좋고 기부자들도 돈만 내기보다는 기념이 되거나 소장 가치가 있는 것을 간직할 수 있어 서로에게 유익한 것이 장점.
대표적인 예로 이달 27일 창립 15주년 연례만찬을 앞둔 미주한인청소년재단(회장 하용화)은 21일부터 추전 김화수 화백의 작품 80점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전시회 첫날인 21일 초청 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1차 판매에서 재단은 벌써 4만여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작품은 모두 김 화백이 재단에 무상 기증한 것으로 27일 행사 당일까지 입찰식 경매(Silent Auction)로 판매되며 최소 7만여 달러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재단은 경매 수익금을 청소년 회관 건립 기금으로 비축할 계획이다.
하용화 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김 화백은 뉴욕·뉴저지 한인 동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돼서 좋고, 재단은 재단대로 무상으로 기증 받은 작품 판매로 큰 기금을 만들 수 있어 좋고, 작품을 구입하는 분들은 기부도 하고 좋은 작품도 얻어 모두에게 좋은 행사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올해 처음으로 경매행사를 시도한 재단에는 벌써부터 차기 모금행사를 겨냥한 각 분야 예술가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까지 각종 아이디어와 제안이 밀려들고 있다고. 어차피 작품이나 상품을 홍보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뜻 깊은 기부도 겸할 수 있어 일석다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5월2일 창립 2주년 행사를 앞둔 뉴욕아름다운 재단(상임이사 강영주)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술작품을 경매한다. 이두식, 임옥상, 이철수 화백 등 한국과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올해 입찰식 경매로 판매되며 수익금은 모두 커뮤니티 기금으로 적립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이미 오래 전부터 연례만찬 때마다 각종 생활물품을 무상 기증받아 경매행사를 해온 뉴욕가정상담소의 안선아 소장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비영리기관들도 기금마련에 어려움이 많다. 운영자금 마련의 다양화 추구가 생존을 위한 당면과제라 할 수 있다. 상담소의 경매행사는 다양한 물품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고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비영리 단체를 돕는 한인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미국사회에서처럼 한인들도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 특히 한인단체에 기부하는 일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며 한인단체 기금모금 방식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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