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모어 뮤직페스티발의 광경
웨스트체스터 통신(노 려 통신원)
90도가 넘은 한낮의 열기가 가시지 않는 지난 19일 저녁, 숲으로 둘러싸인 카라모어 저택내의 베네티안(venetian) 야외 콘서트 홀 안은 너무도 시원했다.이 홀에서는 이날 카라모어 인터내셔날 서머 뮤직 페스티발이 열려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 사라 장의 아름다운 바이얼린 선율이 한여름 밤을 수놓았다. 사라 장 연주는 이날 1천 4백석이 완전 매진되었고, 스낵 바 처럼 생긴 야외 박스 오피스에는 ‘연주장 밖 정원에서 음악만 듣는
표:10달러’라는 쪽지가 붙어 있을 정도로 만원이었다.
잘 차려입은 노부부들, 남녀 음악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을 대동한 젊은 부부들이 하얀 텐트를 친 야외 음악당으로 향한 숲 속 길을 메우고 있었다. 올해 63회를 맞는 카라모어 서머 뮤직 페스티발은 67회의 메사추세츠의 탱글우드(Tanglewood)와 함께 미국 동북부에서는 이름난 유서 깊은 음악행사이다. 매년 여름, 클래식 음악과 함께 미국 동북부에서는 재즈 및 남미의 음악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다양한 음악가들을 소개하고 있는 카라모어 뮤직 페스티발에 올해는 특히 바이얼리니스트 사라 장과 반 클라이번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조이스 양(6월 27일)씨가 출연하여 한국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웨스트 체스터 북부 케이토나(Katona)에 위치한 이곳은 사실 웨스트체스터 어느 곳에서건 30분 정도의 거리여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수준있는 음악을 감상할 수가 있다.몇 년 전, 성악가 조수미씨를 가까이서 볼 기회를 놓친 나는 이번엔 아슬아슬하게 두 장 밖에 안남은 표 중에 하나를 미리 샀으며, 맨하탄에서의 음악회와는 달리,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카라모어로 향했다. 10에이커 대지에 들어선 붉은 벽돌의 지중해 스타일의 건물들과 유럽 스타일의 정원으로 꾸며진 카라모어 대 저택에 들어서니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나 된 듯, 순식간에 불경기에 시달리던 뉴욕생활에서 전혀 딴 세상으로 들어선 기분이었다.
세인트 루크(ST.Luke) 오케스트라단의 첫 연주에 이어 핑크 빛 드레스의 사라 장이 등장한 연주회장은 입구에 난 층계에 까지 사람들이 앉아있는 대만원이었다. 숲속에서 들리는 이름 모를 새소리, 그리고 멀리 쓰르라미 소리가 어우러진 사라 장의 멘델스존의 멜로디는 그야말로 한 여름 밤의 꿈이었고, 사라 장은 기립 박수를 받았다.
뉴욕한국일보에서 사라 장의 기사를 보고 뉴저지에서 왔다는 박혜원씨는 이렇게 먼 줄은 몰랐다며 피곤해서 엄마 옷에 얼굴을 묻는 6살짜리 딸 아이 희영이가 사라 장의 연주를 좀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음악을 시키고 있는 유지훈(9), 가연(7) 두 아이를 데리고 온 피시킬 지역 스톤 빌에 거주하고 있는 부부는 사라 장이 두 아이와 사진을 찍도록 해주었다고 좋아하면서 여름이면 자주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서 20분 밖에 안 걸리는 카라모어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다고 하였다.무대가 야외인지라, 뒷마당에서 만나 본 사라 장은 시원스런 한국말로 “아휴, 더워요” 하고 말했다. 바이얼린을 배우는 한국인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사라 장을 만나러 왔고, 그들에게 사라 장이 일일이 말을 건네며 사인을 해주는 모습을 보니 그에게서 한국인의 정이 느껴졌다.
날씨는 더웠지만 이번 연주가 참으로 좋았다고 말하는 사라 장은 “대도시가 아니라 이렇게 작은 연주회에서도 한국인들을 만나게 되니 참으로 기뻐요, 덴마크 연주 때에도 예상 외로 한국 분들이 많이 오셔서 놀랐어요” 하고 말했다. 이어 27일에는 탱글우드 뮤직 페스티발, 8월 1일에는 시카고에서, 그리고 LA를 거쳐 한국연주까지 계속해서 바쁜 연주일정이었다.
음악회 뿐 아니라 이렇게 30분 만에 딴 세상을 맛볼 수 있는 카라모어 정원과 뮤지엄(www.caramoor.com)에 언제 한번 다시 찾아와서 10월까지 이어지는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음
악도 듣는다는 오후의 차(Afternoon Tea)와 같은 행사들을 좀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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