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수립 60주년인 9·9절을 맞아 평양시내 전시관에서 ‘김일성화·김정일화’ 꽃 전시회가 열렸지만 정작 김정일은 기념행사에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연합>
‘김정일 사후’후계 구도 안개 속
일부 군부집단체제 가능성 전망
‘김정일 유고시 후계는 누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일 북한 정권수립 60주년 기념행사에 불참, 중병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북한 정권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62세 때인 1974년 일찌감치 후계자로 선정됐었지만 현재 66세인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도 그의 후계구도는 아직 안개 속이다.
김정일 이후 후계 체제에 대한 여러 추측과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 소식통들은 통치권이 김정일의 아들 가운데 한 명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3대 세습’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 사회의 봉건적 특성과 부자 세습을 당연시하는 북한 권력층과 주민들의 사고방식으로 미뤄 그의 세 아들인 정남(37), 정철(27), 정운(24)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차남 김정철은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일하는 등 북한 내 내부기반이 있어 가장 주목을 받고 있지만, 유약한 성격 탓에 김정일이 후계자로 탐탁지 않게 여기는데다 희귀병을 앓고 있고 다리 부상 치료과정에서 진통제인 마약중독 현상이 심해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장남 김정남은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막강한 지지를 받고 있고 개혁·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진데다 중국 고위층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알려진 ‘한량’ 이미지와 달리 북한 내부에서의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또 3남 김정운이 아버지의 성격과 외모를 빼닮아 남다른 사랑을 받은 데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고영희의 영향을 받아 후계 자리에 대한 야심이 강하며 김정일의 선군정치 찬양과 계승을 외치는 정치적 행보를 했다는 점에서 그를 후계자 후보로 가장 주목하는 대북 소식통들도 있다.
그러나 김정일 유고시 아들에게 권력이 세습되기보다는 당 또는 군부의 집단 지도체제로 갈 가능성도 많다는 분석도 있다. 민간 정보분석기관인 CNA의 켄 고스는 9일 자유아시아 방송에서 “북한은 김정일 유고시에 대비, 위기대응 계획을 이미 완료했다고 알고 있다”며 “김일성은 김정일을 후계자로 옹립하는데 20여년의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김정일의 세 아들은 그러한 준비과정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세습될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했다.
북한 유엔대표부 김정일 뇌졸중설 부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뇌졸중 발병설을 부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직원이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뇌졸중을 앓고 있을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 열병식이 9일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습. <연합>
김정일 불참 ‘은둔정치’전략 관측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권 60주년 행사 불참으로 건강 악화설이 다시 제기된 가운데 그의 불참이 건강문제 외에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은 과거에도 중대 사안이 있을 때 장기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등 ‘은둔의 정치’를 즐겼기 때문에 이번에도 건강과 관계없이 전략상 공식 행보를 중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소식통들은 김정일이 정권 60주년 행사에 꼭 등장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북핵 문제로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대 결정을 하기 위해 대외 행보를 중단한 채 중대 발표를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다.
또 김 위원장이 신변안전 때문에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견해와 서방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비주의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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