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김재홍 특파원 =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에서 촉발된 위기가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신용경색 위험이 높아지면서 미국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카드를 조만간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급속하게 대두하고 있다.
미국중앙은행의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일 오후(미국 동부시간) 정례회의를 열어 정책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FOMC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연 2.00%인 현재의 금리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8월 FOMC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대처가 강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라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FOMC가 16일 회의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또 FOMC가 이번에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늦어도 12월에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미국 4위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하고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까지 매각되는 금융위기가 현실화되자 투자자들이 월스트리트에서 발생한 금융 쓰나미가 경제전반에까지 불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리먼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 AIG와 워싱턴 뮤추얼펀드의 자금난 등의 소식 등 악재가 두루 겹친 가운데 15일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지난주 종가보다 500포인트 이상 폭락하고 국채가격이 치솟은데다 달러화 가치는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CNN머니는 이같은 상황은 금리인하를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라는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스튜어트 호프만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점점 더 많은 경제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이 FOMC가 16일 회의에서 0.25% 포인트 또는 0.5%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FOMC가 실제로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는 금융시장이 내부적으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이번 위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
아르구스 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야마론은 금리인하를 포함해 어떤 전망도 다 가능하다면서 FOMC가 추가 금리인하가 미 달러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또 만약 이번 달 FOMC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더라도 성명서를 통해 금융시장에 필요한 조치를 언제든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금융시장과 경제사정이 더 나빠질 경우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벤 버냉키 FRB 의장과 주요 이사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앞으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왔으나 최근 금융시장의 동요로 인해 금리인상을 거론하는 목소리는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다.
특히 최근 원유가격의 급락과 생산자물가의 안정 추세로 인해 FRB 입장에서는 필요할 경우 금리를 인하하거나 최소한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편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과 시장안정을 위해 유동성 지원에 나선데다 중국 중앙은행이 6년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한 것도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12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2%로 전망했다.
shpark@yna.co.kr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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