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방안 논의..정부관리 가능성도 제기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AIG에게 정부의 지원 손길이 미칠 것인가?’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에 이어 월가에서 다음 차례라는 지목을 받아온 미 최대(자산규모기준) 보험사 AIG의 운명을 결정할 처리방안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월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CNBC 방송은 16일(현지시간) 오후 AIG의 자문역들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관계자들이 하루종일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AIG는 이날 중으로 FRB의 지원을 받는 계약을 타결짓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와 AIG 보험계약자들의 압력에 따라 FRB가 전날 AIG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패터슨 주지사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750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희망하고 있는 AIG가 이날 구제금융 지원방안을 타결지을 지도 모른다면서 자신은 협상 타결을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미 재무부가 선택 가능한 대안의 하나로 AIG를 정부 관리하에 편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AIG는 보험계약자의 이탈이 우려되자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생보.손보 부문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실 AIG는 규모도 크지만 보험 계약자들의 자산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나 투자은행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AIG마저 무너질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미 정부가 이런 점 때문에 부담을 느껴 리먼브러더스와 달리 AIG에게는 모종의 지원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상존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민간기업의 경영 부실을 정부 예산으로 메워주는 모럴해저드를 차단하기 위해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AIG는 보험사라는 성격이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도산을 방치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AIG는 지난 1.4분기 78억1천만달러, 2.4분기 53억6천만달러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악성 소문이 나돌자 주요 자산 매각 등의 자구계획을 추진하는 한편 400억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미 정부는 부실 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업계의 지원이 낫다는 판단하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의 업체가 700억∼750억달러의 지원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해당 업체들이 난색을 표명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G에 대한 외부 지원이 난항을 겪으면서 워런 버핏의 투자협상 소식이 전해지거나, AIG의 지분 11%를 보유한 모리스 그린버그 전 AIG 회장 등이 위임장 대결 등을 통해 AIG의 경영권을 획득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갖가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린버그 전 회장은 이날 AIG가 브리지론 또는 새로운 자본을 마련하거나, 신용등급 하락을 모면하는 등의 일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안이 없으며,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용평가업체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피치 등은 AIG의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발앤드게이너 투자자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매트 매코믹은 많은 사람들이 AIG는 `도산하기엔 너무 크다(Too big to fail)’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도산하더라도 세상이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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