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스틱 용기 등 일상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비스페놀 A(BPA)을 처음으로 심장병과 당뇨병에 연관 짓는 연구서가 16일 발표됐다.
연방식품의약국(FDA)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날 열린 회의에서 BPA가 안전하다는 입장을 관철, BPA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미의학협회 학술지(JAMA) 웹사이트에 이날 발표된 연구서에 따르면, 1,455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PA 수치가 가장 높은 성인들은 가장 낮은 성인들에 비해 당뇨병이 있거나 심장병을 앓는 사례가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BPA 수치가 높은 성인들은 또 비정상적인 간 효소 농도가 검출됐는데 이는 간에 무리를 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발표된 다른 연구서도 BPA가 인체를 심장병과 당뇨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주요 호르몬을 억제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연구서가 이날 발표된 것은 BPA가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린 FDA의 전문가 위원회가 다른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공청회와 시기를 맞춘 것으로 FDA 과학자들은 아기 및 산모들을 포함한 소비자들이 현재 노출되는 BPA 수준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FDA는 BPA 안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일부 인간 대상 연구들보다 FDA가 결론을 내릴 때 의존한 생쥐 대상 연구들이 더 철저하고 신빙성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립보건연구소(NIH) 산하 국립 독성프로그램(NTP)은 BPA가 태아, 유아 및 어린이의 경우 신경계 및 행동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어 정부기관들도 서로 엇갈리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합성수지 플래스틱의 성분인 BPA는 폴리탄산 에스테르(polycarbonate) 플래스틱에서부터 통조림, 음식 포장재, CD까지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합성물질 중 하나로 매년 2억톤이 생산되며 수요가 매년 10%씩 급증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국(CDC)에 따르면, BPA는 미국인들 93%의 소변에서 검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BPA의 안전여부에 대해 수백개의 연구 자료가 발표됐으나 대부분 동물이나 세포 실험이었으며 소수가 작은 그룹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었다. 또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호르몬 영향에 가장 민감한 태아와 아기들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했으나 이번 조사는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첫 연구로 BPA를 성인병에 연결하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과학자들은 BPA가 안전하다고 확언할 수 없다며 FDA가 더 엄격한 안전 기준을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FDA 공청회에서 진술한 프레드릭 봄 살 미주리 대학 교수는 “BPA는 그저 수천명이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 모든 미국인들을 심각한 질병에 걸리게 할 소지가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한편 캐나다는 BPA를 유독물질로 규정, 이를 금지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에서도 BPA를 아동 제품에서 금지하는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우정아 기자>
국립 독성프로그램(NTP)은 비스페놀 A(BPA)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조언을 제안하고 있다.
▲폴리탄산 에스테르 플래스틱 용기를 마이크로오븐에 사용하지 말 것(BPA가 함유된 플래스틱 용기는 대체로 밑에 #7이 표기되어 있음)
▲토마토 등 산성이 있는 식품 통조림 사용을 줄이고 폴리에틸렌 플래스틱(#2 표기)을 사용한 카드보드 카톤으로 포장된 식품을 사용할 것
▲뜨거운 음식은 유리, 자기, 스테인레스를 사용할 것
▲BPA가 없는 젖병을 사용할 것(지난해 대부분의 제조회사들은 BPA가 없는 플래스틱 젖병을 판매하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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