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때쯤 되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든다. 마침 신문사 주최 <가을단풍>관광 프로그램. 좋다 싶어 회원들께 제의하여 시간이 허락되는 10명과 함께 떠난 문학기행. 해마다 테네시 주로 갔었는데 아직 가 보지 못한 지역으로 갔다 온다는 환희 속에 출발하였다.
아침 8시 제주사우나 앞 주차장에는 문화인답게 대형 리무진 버스 2대에 모두가 모였다.
가을을 느끼며 3시간 가량 N 85로 달리는 길엔 곱게 물든 단풍이 눈길을 끈다. ‘올해도 다 가는구나,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즐겁고 감사한가.’ 착잡한 마음이 엇갈린다.
여행! 길고 짧은 시간에 관계없이 무조건 가기 전부터 술렁거리는 순수함.
어릴 때는 수학여행 일정만 나와도 떠나기 전날까지 벅참 속에서 기다렸던 게 아니 던가.
그때부터 김찬삼의 여행기를 읽기 시작했던 듯싶다. 아직도 비교적 여행 책을 많이 읽는다.
신문이나 잡지에 여행지 소개만 나와도 기사 읽기 전부터 묘한 설렘이다. 아마도 더 나이 들기 전에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고 그로 인해 기쁨도 충만해 질 거다.
여행이란 결국 무엇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서/ 수많은 나를 만나는 일이다.
여행 중에는 참 많은 일들이/벌어진다. 그 사건들마다 얻은/ 경험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만들어간다./ 그러고 보면 여행은 간을/ 키우는 작업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자기 한계의 지평을 넓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한비야(오지 여행가) 낙엽 따라 달려온 놀스캐롤라이나 애쉬빌 지역. 120년 전 철도가문의 손자 밴더빌트가 살던 빌트모어 대 저택. 이것은 웅장한 성이지 주택이랄 수 없는 정도다.
6000 에이커에 방 250개. 당시 발명품인 엘리베이터, 실내 당구장, 수영장, 특이한 건축양식, 우아한 실내 장식품, 유명한 정원사의 손길이 갔다는 넓은 정원. 우리나라 설악산에도 이렇게 고운 단풍이 유혹할 테지.
문득 함께 학교생활을 한 동료와 학생들이 보고 싶어진다. 얼마 전에 둥그렇게 뜬 보름달을 쳐다보며 고향 생각에 잠긴 적도 있다.
때로는 그것이 정상이다 싶으면서도 이곳의 가을 정취에 푹 잠길 때면 고향생각도 나지 않는다.
바로 이번 여행이 준 매력이다. 멋진 정원 등 참으로 볼거리가 많다. 그래도 자주 눈길이 가는 불타는 가을 산. 구르몽의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가슴 찡하는 절경.
이번에는 나의 서울 옛 제자도 함께 갔다. 부모 따라 애틀랜타로 이민 온 후 우연히 만난 고등학생 된 재영이. 와, 단풍 멋지다 연발하며 또 서울과 이곳을 넘나들며 나눈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집으로 출발하기 전에는 포도를 재배하고 포도주를 빚어내는 와이너리 견학. 엄청난 시설 본 후 향이 좋은 포도주를 시음하며 이것저것 돌아본 진열장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병들이 쌓여있었다.
그 중에 대저택이 그려진 붉은 포도주를 기념품으로 샀다.
강줄기 따라 불어오는 신선한 가을 바람. 눈으로 무수히 사진을 찍고 온 단풍 관광은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고 온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문학회원들의 기뻐하는 모습도 눈에 선하다. 근사한 작품이나 한 편씩 낳길 바란다.
끝으로 지면이나마 동포들을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한 한국일보사와 애틀랜타여행사 모두 감사하게 생각한다. 게다가 푸짐한 상품 주며 진행된 게임시간.
특히 암마 해 준 숫자 맞추기, 도착시간 초까지 맞추기는 재미있었다.
아무튼 안전 운전해 주신분과 수고하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인사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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