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이 정부의 긴급수혈을 받아야 할 정도로 `골병’이 든 데 대한 미 언론의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다.
자성론의 핵심은 아시아 시장에서 팔리지도 않는 차를 만들었다, 잘 나갈 때 미래를 준비하는데 게을렀다는데 맞춰져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 기사에서 한국 사람들이 미국산 자동차를 사지 않는 이유는 수입차에 부과되는 8% 관세와는 무관하다며 고품질 자동차 부족현상, 게으른 혁신노력, 엉망인 연료효율성, 소비자 선호도 무시 등은 왜 한국인들이 미국산 자동차를 사지 않는지를 설명해 준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물론 아시아 시장이 충분히 개방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인들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시장접근을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들 국가의) 소비자들이 아시아가 아니라 미국의 거리에 맞게 생산된 자동차를 사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일본에 대한 미국산 자동차 수입을 압박하기 위한 1992년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창피’한 일본 방문을 누가 잊을 수 있겠는가라며 이제 (일본에 이어 시장개방 압력대상으로) 한국의 차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 심야토크쇼 진행자인 제이 레노의 `조크’까지 동원했다. 레노는 최근 자신의 `투나잇쇼’에서 지금 우리는 젊은이들이 혼다, 현대, 기아, 도요타와 더불어 성장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미국이 가장 잘 만드는 차는 불행하게도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자동차와는 거리가 있는 차라고 정곡을 찔렀다.
포브스닷컴에 이날 실린 `빅3(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구하라’는 제목의 칼럼은 더욱 냉소적이다.
칼럼은 (빅3의) 비즈니스 모델은 금융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이미 고장나 있었으며, 금융위기가 불가피한 결말을 재촉했을 뿐이라며 이들은 부도가 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특히 지난 1980년대 빅3는 사실상 아무런 경쟁자도 없었고, 그래서 그들의 영혼을 `악마같은 노조(devil unions)’에 팔았다며 그 때 체결한 계약은 소비자들이 미국산 자동차를 사지 않는 오늘과 같은 환경에서 빅3를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칼럼은 현재 빅3는 주로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업계들과 경쟁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자동차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며 한국 자동차의 품질이 높아졌고, 중국과 인도 자동차들도 미국에 수입되고 있다고 경고음을 냈다.
하와이주 지역지인 `호놀룰루 불레틴’이라는 일간지마저 16일자 사설에서 디트로이트 자동차업체들의 어려움은 세계적인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독일 회사들이 연료효율이 높은 자동차를 만들고 있을 때 기름을 퍼먹는 SUV를 계속해서 생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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