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새정부 출범 맞이해 워싱턴에 뉴스가 넘쳐나는데 재정난에 시달리는 신문을 비롯한 언론사들이 워싱턴 사무실을 잇따라 폐쇄하거나 인력을 줄이면서 언론의 취재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콕스 뉴스페이퍼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당선으로 새정부 출범을 앞뒀던 지난 2000년에는 워싱턴에 30명의 취재진을 두고 새 소식을 보도했었지만 8년이 지난 콕스는 오바마 차기 정부에서 나오는 뉴스를 현장에서 취재하지 못할 전망이다.
애틀랜타저널콘스티튜션과 오스틴 아메리칸스테이츠먼 등 17개 신문을 발행하는 콕스가 워싱턴지국을 내년 4월1일 닫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콕스 뿐 아니라 뉴왁 스타레저, 클리블랜드 플레인딜러 등의 신문을 소유하고 있는 주요 언론 체인인 어드밴스 퍼블리케이션도 20명 넘는 인력이 있던 워싱턴지국을 폐쇄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도 최근 4명이 남아있던 워싱턴 사무소를 닫았다. 이 신문의 모회사인 코플리프레스는 3년전만 해도 워싱턴에 11명을 두고 있었다.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한 트리뷴도 자신들이 발행하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볼티모어선을 합친 워싱턴 인력을 1년전의 70여명에서 지금은 32명으로 줄였다.
TV와 라디오도 신문 만큼은 아니지만 워싱턴 인력을 줄이고 있다.
신문사들이 워싱턴 인력을 줄이는 것은 경기 악화로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대부분의 신문은 자신들의 미래가 전국적이거나 국제적인 뉴스가 아니라 해당 지역의 뉴스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신문 편집인을 상대로 조사해 지난 7월 내놓은 결과를 보면 57%가 3년 전에 비해 전국적인 뉴스를 덜 다룬다고 응답한 반면 지역 뉴스를 더 많이 다룬다는 응답은 62%에 달했다.
콕스의 워싱턴지국장인 앤디 알렉산더는 독자들을 생각하는 면에서는 심각한 손실이지만 지역 뉴스를 취재할 재원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워싱턴지국을 닫겠다는 회사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 처럼 지난해에 워싱턴 취재 인력을 늘리거나 NYT처럼 취재 인력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언론사들도 일부 있다. NYT나 WSJ은 워싱턴에 50명 넘는 취재진을 두고 있다.
AP 통신의 경우는 신문 등 고객사들이 워싱턴 인력을 줄임에 따라 워싱턴에서 나오는 각 주의 특화된 뉴스를 보다 더 제공할 수 있도록 최근에 워싱턴의 취재진을 재구성했다. 또 블룸버그 뉴스는 최근 몇년간 워싱턴 인력을 확대해왔고 폴리티코 같은 인터넷 매체도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들을 통해 늘어나는 워싱턴의 취재진 수 증가는 다른 언론사의 감소분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다.
NYT는 수백명의 기자들이 매일 같은 취재 현장에서 나오는 소식을 보도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이치에 많지 않는다고 신문사 경영진들은 말하고 있고 기자들도 긴급 뉴스 등은 뉴스통신사의 기사를 쓰는 것이 나을 때가 많다고 인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워싱턴 인력이 축소됨에 따라 심층적인 보도면에서 취재가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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