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병원에서 불법적 유통 경로를 통해 입수된 인체 장기에 대한 이식 수술이 성행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12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국제 장기 브로커들은 장기 건당 15만 달러 가량을 받고 불법적인 장기 수술을 중개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과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등지 대형 병원에서 이식 수술이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UC버클리대 인류학자인 낸시 셰퍼휴즈는 남미 등 제3세계 국가들의 유아 사망률에 대한 조사 등을 벌이면서 장기 구입자 등으로 신분을 위장, 지난 10년 이상 동안 불법 장기 매매 실태를 추적한 결과를 뉴스위크에 제보했다.
브라질 등 남미 국가와 남아프리카 주민들이 수백달러 또는 수천달러의 돈을 받고 신장과 간 등 자신의 장기를 팔고 있으며 장기 구입자는 이스라엘과 미국, 유럽 등지의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거래는 주로 국제 범죄 조직을 통해 이뤄지며 장기 제공자와 수요자가 제3세계의 병원이 아닌 미 병원에서 접촉, 이식 수술이 비밀리에 진행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셰퍼휴즈는 주장했다.
최근 들어선 장기 제공자가 제3세계 국가의 빈민뿐 아니라 미국인들도 빚을 갚거나 자동차를 사기 위해 장기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가 나타나는 등 국제적으로 불법 장기 매매 현상이 점점 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품을 매개로 한 장기의 거래는 이란을 제외하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고 불법 행위로 간주돼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신장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한해 7만건 가량의 이식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중 5분의 1 가량이 불법 지하 시장을 통해 거래된 장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이 3배 가량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고객은 사상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불법 거래된 장기로 이식 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대형병원들은 이식 수술 프로그램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불법 이식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있어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1980년대 중반 브라질 등 일부 국가의 빈민촌 등에선 대낮에 어린이들이 납치된 뒤 신장 등 장기가 제거된 채 시체로 발견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정확한 실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뉴스위크는 터키와 브라질, 아프리카 등지에선 장기 구입에 관한 광고가 버젓이 나고 있고 브로커들이 100달러 지폐를 들고 대로에서 거래를 시도하는 일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며 장기 매매의 글로벌화 현상이 심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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