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맞이한 20일 취임식이 열린 워싱턴 D.C.를 포함해 미국 전역이 매섭고 쌀쌀한 날씨를 보였지만 취임식 행사는 진지하면서도 뜨거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주요 도시의 다운타운에는 취임식 장면을 실시간 생중계하는 대형 스크린이 비치됐고 시민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취임식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스크린 앞에 몰려나와 환호와 박수로 역사적인 첫 흑인 대통령을 맞이했다.
취임식이 열린 워싱턴 D.C. 내셔널 몰은 명사들과 일반 시민 등 200여만명 가량이 운집,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고 미국을 제외한 세계 전역에서 최소한 10억명 이상이 취임식 생중계를 지켜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호를 담당한 미 보안당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직전까지 각종 테러와 위협 가능성을 암시하는 관련 정보를 입수,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며 지상과 공중, 해상에서 입체적인 철통 경비에 나섰으나 취임식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워싱턴 D.C.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오바마의 역사적인 취임 연설을 경청하며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으며 행사장을 직접 찾지 못한 시민들은 각 가정과 직장에 성조기를 내걸고 자축했다.
미 AP통신과 CNN을 비롯한 주요 언론 등에 따르면 국토안보부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일정과 관련된 ` 잠재적 위협’ 정보를 입수해 정밀 분석 작업을 벌였다.
미 당국이 입수한 테러 관련 정보는 소말리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샤바브’가 취임식 일정에 맞춰 개별적인 테러나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안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은 `잠재적’ 테러 정보와 관련, 대통령 취임식 경비 체제를 일시 변경했으나 기존의 경비와 보안 작전 등급을 상향 조정하지는 않았다.
미 국무부는 그동안 이슬람 테러조직 알-샤바브에 대해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고 매우 폭력적이며 잔인한 해외 단체’라고 규정해 왔다.
알 샤바브 테러 요원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암약하고 있는 알 카에다 조직의 캠프에서 훈련을 받고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미 당국은 보고 있다.
알 샤바브는 아프리카 모가디슈와 소말리아, 이디오피아 등지에서 각종 폭탄 테러와 총격 사건을 주도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취임식이 마무리된 이날 오후 1시 현재(동부 시각 기준)까지 워싱턴 DC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이 질서를 잘 지키고 있고 별다른 사건.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오늘 경호 작전이 미 대통령 취임 역사상 가장 많은 인력을 동원하고 치밀한 시스템을 가동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 현장을 중심으로 미 경찰과 연방 수사관, 주방위군 병력 등을 합쳐 경호 인력은 10만명가까이에 이르렀으며 지상과 공중, 해상 등에서 `3차원’ 입체 경호 작전이 펼쳐졌다.
오바마 대통령 경호팀은 물론 FBI 수사관 1천명과 국토안보부 경호 전담 인력은 내셔널 몰 주변을 겹겹이 에워싸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 취임식 인파와 건물 사이를 누볐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조직적인 테러 공격보다는 일개 개인에 의한 공격 또는 조악한 사제 폭탄을 이용한 테러 계획이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며 관련 정보를 철저히 분석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상에선 미 해안경비대가 포토맥 강변 부두를 중심으로 경비 활동을 강화하며 일부 진출입로를 폐쇄했고 공중에선 공군 헬기 등이 증편 배치돼 수시로 취임식 현장을 지켰다.
워싱턴 DC로 연결되는 주요 다리 대부분을 포함해 진출입 도로에는 임시 검문소가 설치됐고 경비견 등을 활용해 사제 폭탄이나 화학 물질 소지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검색이 진행됐다.
이날 취임식이 시작되기 3시간전부터 이미 내셔널 몰 현장이 입추의 여지없이 시민들로 가득찼으며 미 당국은 참석 시민들이 크게 늘어나자 내셔널 몰 주변 진입로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날 워싱턴 DC 출근길 대중 교통을 이용한 시민은 평소보다 50% 이상 늘어난 31만8천명에 이르렀고 취임식 경호를 위한 검문.검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고 교통 당국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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