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색짙은 9회말 기어이 동점
10회초 이치로에 아쉬운 결정타
긴 여운 남는 한 편의 드라마
긴 여운이 남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제2회 WBC 결승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에 3-5로 패했다. 정말 징그러운 일본야구에 당한 아쉬운 패배였다.
봉중근과 이와쿠마 히사시가 선발 대결한 이날 경기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숨막히는 접전이 펼쳐졌다. 먼저 분위기를 잡은 쪽은 일본. 일본은 3회초 공격에서 오가사와라가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2루수 고영민의 수비 에러가 겹친 아쉬운 실점이었다.
일본은 4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찬스를 만들었다. 봉중근의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이 없었다면 많은 실점을 내줘 경기를 내줄 뻔 했다. 특히 5회초 위기는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한국은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한국에는 ‘일반 노예’에서 ‘국가의 노예’로 신분상승한 셋업맨 정현욱이 있었다. 정현욱은 4번타자 죠지마 켄지를 삼진으로 돌려 세워 1차 위기를 넘겼다. 정현욱은 5번타자 오가사와라까지 삼진으로 솎아냈고 박경완-박기혁 콤비는 1루로 뛰던 아오키를 아웃 처리, 무사 1-3루 위기를 실점으로 막아내는 기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위기 뒤에는 찬스가 찾아 오는 법.
한국은 이어진 5회말 반격에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국의 자존심 추신수가 이와쿠마의 주무기 포크볼을 통타, 넓은 다저스타디움의 좌중간을 넘기는 대형 솔로아치를 그려냈다. 스코어는 1-1 동점.
그렇지만 일본은 7회초 공격에서 가타오카와 이치로의 연속안타와 나카지마의 적시타로 2-1로 앞섰고 8회초에 또 한점을 뽑아 스코어는 다시 3-1로 일본이 앞서갔다.
한국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수많은 드라마를 만들었던 8회 말. 이범호의 2타루타로 찬스를 만든 한국은 이대호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가 득점에 성공, 2-3으로 추격했다.
한국은 9회말 마침내 기적을 일으켰다. 9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이범호가 다르빗슈 유로부터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것. 그러나 이 찬스를 곧바로 역전으로 잇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았다.
일본은 10회초 2사 2-3루 찬스에서 찬스에 강한 이치로가 2타점 적시타를 날려 3-3의 균형을 깨뜨렸고 다르빗슈가 한국의 10회말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 결국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으로는 다른 선수가 아닌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한국은 박찬호, 이승엽, 박진만 등 주축 선수들이 없었음에도 어린 선수들이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여 세계정상급 리그와의 격차가 크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기도
한국 선발 봉중근이 경기 시작 전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
추격
이범호가 8회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
홈런
추신수가 5회말 동점 홈런을 날린 뒤 류중일 3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
일어나라
1번 타자 이용규가 6회말 2사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일본 선수와 충돌해 아웃된 뒤 그라운드에 뒹굴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연합>
동점
홈을 밟아 동점 득점한 이종욱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23일 LA다저스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한국-일본 결승전에는 미 전역에서 온 한인 3만여명이 운집해 태극전사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한국은 이날 10회초 이치로 스즈키에서 통한의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3대5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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