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타로사 대표 고봉…인디언 다니던 길이 등산로
빌라저 픽 하이킹 트레일에서 내려다 본 안자 보레고 주립공원.
캠핑장을 무대로 생활하는 사막여우.
캘리포니아 명산을 찾아서
■Villager Peak
거리 13마일
시간 11시간
등반고도 5,000피트
난이도 5(최고 5)
시즌 11월~4월
추천등급 4(최고 5)
힘들고 긴 산행을 다녀온 이틀 후부터는 근육이 뭉쳐 절뚝거리거나 뻐정다리로 걸어 다녀 주위 사람들을 의아하게 하곤 한다. 이번의 빌라저 픽(Villager Peak) 산행도 비슷한 경우인데 힘들기로 봐서 샌고고니오나 아이언 마운틴(Iron Mountain)을 등반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코첼라 평야와 살튼 시(Salton Sea)를 내려다보며 우뚝 서있는 빌라저 픽(5,756피트)은 샌타 로사(Santa Rosa)산맥을 대표하는 고봉이지만 사막성 기후로 인해 강수량이 적은 곳이다. 등산로가 있는 곳은 안자 보레고 주립공원(Anza Borrego State Park)이지만 공원측에서는 관리를 하지 않는 곳이기에 그 어디에고 안내판이나 이정표를 찾아 볼 수 없다. 심지어는 지도에도 표시가 없다. 오래 전부터 산양이 지나간 길 혹은 인디언이 다니던 길을 등산객들이 다니면서 등산로가 만들어졌다.
금요일 오후 4시에 LA를 출발하여 10Fwy-86S-S22를 따라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밤 8시가 되었다. 초행길이어서 확실한 입구를 찾고 싶었지만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어서 일단 근처의 캠핑장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S22 길 옆의 아로요 살라도(Arroyo Salado) 캠프장은 아무런 시설이 없는 곳이었으나 분위기는 매우 조용했다.
4인용 텐트를 치고 불을 밝히고 저녁으로 준비한 불고기를 막 굽고 있는데 어디선가 사막여우가 한 마리 나타났다. 쭈뼛쭈뼛 하면서도 주위를 맴도는 걸 봐서 이곳 캠프장을 주무대로 생활하는 놈 같았다. 같이 동행한 이 선배가 여우의 눈매가 너무 예쁘다고 하기에 자세히 보니 치와와만큼이나 큰 눈매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다. 고기 냄새를 맡고 떠나지 않는 걸 봐서 애처롭기도 하지만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금지 되어있다.
한동안 우리끼리 먹고 얘기를 하는 동안 쥐방울 드나들듯이 이곳저곳을 헤매는 것이 차마 안타까워 고기 한 점을 주니 너무 맛있게 먹는다. 사막 여우에게는 운이 좋으면 들쥐 한 마리 아니면 벌레로 배를 채워야 하는데, 사람들이 먹고 남긴 음식은 곰, 다람쥐, 코요테, 여우까지 생활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주범인 것이다.(그런데 고기는 왜 줬어?)
사막의 밤은 너무나 평온했다. 푹신한 모래흙은 손으로 눌러도 캠핑용 픽이 잘 박혔다. 1월이지만 영상을 웃도는 기온과 별이 쏟아지는 맑은 하늘 아래 3명의 방문객은 의외의 융숭한 대접을 받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주 계속>
<자료제공: 김인호 산악인>
가는 길
LA에서 10Fwy-86S-S22로 운전하여 Highway Mark 32mile 지점에 Call Box와 함께 ‘Pack-in, Pack-out’사인이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곧장 걸어들어 가면 된다. 곧바로 사람들이 지나다닌 발자국을 볼 수 있는데 산기슭 까지는 약 1마일 정도 걸어야 한다. 앞에 2개의 거대한 산맥이 있는데 등산로는 왼쪽 산으로 올라간다.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는 곳은 산 능선을 따라 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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