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캡틴 카를로스 보카네그라(왼쪽)가 스페인전 승리가 확정된 후 동료 조나단 본스틴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3연속 미러클도 가능할까.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랭킹 1위 스페인을 꺾는 대 파란을 일으키며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 결승에 올라 세계축구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미국축구가 ‘삼바군단‘ 브라질과 대회 패권을 놓고 맞붙는다.
오는 28일 오전 11시30분(LA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팍에서 킥오프되는 대회 결승전은 미국에게 스페인전 승리가 ‘어쩌다 얻은 행운’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며 세계 축구계에 미국축구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기회다. 현재는 FIFA 랭킹 5위로 1위인 스페인보다 밑에 있지만 월드컵 5회 우승국 브라질은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 측면에서 지난해 유로2008 우승 외엔 이렇다 할 메이저 타이틀이 없는 스페인보다 훨씬 큰 팀이다. 만약 미국이 브라질을 상대로 또 한 번의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 파장은 스페인전 승리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미국에게 브라질은 어려운 상대다. 지금까지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은 1승14패. 지난 1998년 북중미 골드컵에서 당시 FIFA랭킹 1위였던 브라질을 1-0으로 꺾은 것이 유일한 승리다. 우선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맞붙어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미국 캡틴 카를로스 보카네그라는 “브라질과 (조별리그에서) 만났을 때 우리는 너무 소극적이었다. 그들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해 대등하게 맞서 싸우기보다 그들을 막는 데 급급했다”면서 “그 경기 이후 우리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거을 느꼈고 이집트전에선 처음부터 활기찬 플레이로 에너지 넘치는 경기를 했다. 그리고 그 것이 스페인전으로 이어졌다”고 확연하게 달라진 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스페인전에서) 우리는 뒤로 물러서서 그들의 프레셔를 버텨내려고 하는 대신에 우리 플레이를 통해 그들을 압박한 것이 통했다”고 덧붙여 이번 브라질과의 리턴매치에도 적극적인 자세로 브라질과 정면대결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미국은 또 남아공이 준결승에서 브라질과 시종 정면으로 맞서 전혀 밀리지 않고 경기를 주도한 것에서 초대형 이변의 청사진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남아공의 투지넘치는 압박과 스피드에 막혀 경기 내내 전형적인 브라질 축구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경기를 보였고 막판 대니 알베스(바르셀로나)의 벼락같은 프리킥 골로 간신히 결승에 올랐다. 밥 브래들리 미국 감독은 “남아공이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사이의 간격을 좁혀 브라질이 경기를 풀어가기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그로 인해 카카와 호비뉴가 공을 받으러 뒤로 물러나야 했다”고 말해 남아공의 플레이에서 브라질과 맞설 작전의 실마리를 찾았음을 시사했다.
미국에 0-2로 덜미를 잡혀 세계기록인 15게임 연승행진과 세계타이기록인 35게임 무패행진이 한꺼번에 깨진 스페인은 경기 후 “우리는 미국과 10번 싸우면 한 번 정도 질 것”이라며 미국의 승리가 실력보다는 그날 승운이 따라줬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같은 생각은 심지어 미국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브라질마저 꺾는다면 그런 생각은 완전히 달라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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